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훈련? 화재?…러시아 해군 기지 화재 미스터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훈련인가, 사고인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해군기지에서 지난 21일 일어난 화재가 러시아 해군의 공식발표와 달리 훈련이 아닌 사고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타스ㆍ인테르팍스 등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율리시스만의 해군 잠수함 부두에서 지난 21일 화재 진압 훈련이 벌어졌다. 러시아 언론은 해군 공식발표를 인용해 이는 부두에서 화재가 일어나는 상황에 대처하는 훈련의 일환이었다고 보도했다. 30여 명이 ‘피해 통제 훈련(Damage Control Exercise)’에 참가했으며, 불은 6분 만에 꺼졌다는 것이다. 러시아 해군은 수병이 매우 훌륭하게 대처했으며, 민간 소방당국은 출동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미국의 온라인 군사매체인 더드라이브는 훈련이 아닌 사고일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트위터와 같은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화재 영상을 보면 검은 연기가 부두에 정박한 킬로급 잠수함 부두 바로 옆에서 불꽃과 함께 피어 올랐다. 화재 동영상이 올려지자 러시아 언론에서 곧바로 훈련 기사가 올라왔다는 것이다.

더드라이브는 검은 연기는 킬로급 잠수함의 연료인 디젤이 타면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연료보급 과정에서 불꽃이 튀면서 화재가 일어나거나, 또는 연료가 유출돼 발생했을 수 있다는 추정과 함께다.

김진형 예비역 해군 소장은 “화재를 진압하는 훈련은 보통 전문 시설에서 이뤄지거나 아니면 연막을 피워 실시한다. 검은 연기는 진짜 불을 냈다는 것인데 그러다 소중한 장비나 부품에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러시아의 킬로급 잠수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킬로급 잠수함은 러시아의 재래식 디젤 잠수함이다. 길이 70m에 배수량은 3100t 정도다. 승무원 50여 명이 탑승한다. 어뢰와 대함 미사일을 달 수 있다. 러시아 이외 중국ㆍ베트남ㆍ인도 등 10개국에 수출됐다. 한국도 ‘불곰사업(옛 소련이 진 차관을 러시아가 현물로 갚는 사업)’을 통해 도입을 검토했지만 포기한 잠수함이다.

중앙일보

화재가 일어난 블라디보스토크 러시아 해군기지 율리시스만 잠수함 부두. [캡처 russia.liveuamap.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블라디보스토크는 러시아 태평양함대의 기지가 있는 곳이다. 태평양함대는 태평양과 아시아를 담당한다. 한반도도 러시아 태평양함대의 담당 구역에 있다. 2016년 현재 수상함 7척, 핵추진 잠수함 15척, 재래식 잠수함(킬로급) 6척과 각종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는 올해 개량형 킬로급 디젤 잠수함ㆍ초계함ㆍ대테러전 지원함ㆍ예인함 등 10척의 신형 함정을 태평양함대에 새로 배치할 계획이다. 그만큼 아시아ㆍ태평양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뜻이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모바일에서 만나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카카오 플러스친구] [모바일웹]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and JTBC Content Hub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