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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최고 과학자 집단 꺾은 구글 ‘B팀’의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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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구본권의 스마트 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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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기술기업 구글은 고유한 방법으로 수많은 지원자 중에서 인재를 선발하고, 채용된 직원들은 자유로운 환경에서 창의성을 펼치게 해주는 독특한 인사관리가 경쟁력의 원천으로 알려져 있다. 2013년 구글은 1998년 기업 설립 이후 15년간 누적된 모든 직원의 입사·퇴사·승진 데이터를 분석해 기존의 채용과 인사 원칙을 재검토하는 ‘옥시전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분석 결과 구글 구성원이 동의하는, 지도자가 갖춰야 할 8가지 핵심 자질에 대한 생각이 도출됐는데, 그 결과 앞에서 구글 직원들은 충격을 받았다. 구글에서 성공하기 위한 8가지 자질 중에서 이른바 과학·기술·공학·수학(STEM·스템) 분야의 전문성은 여덟째인 꼴찌를 기록했고 리더에게는 그밖의 사회적 능력이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좋은 리더가 지녀야 할 자질로 좋은 코치 되기, 소통과 청취를 잘하기, 관점과 가치가 다른 사람들에 대한 통찰, 동료를 지원하고 공감하기,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복합적 아이디어들을 연결시킬 수 있는 능력 등이 1~7위를 차지한 것이다. 이후 구글은 인류학자와 민속학자들을 동원한 심층 연구를 바탕으로 인문학, 예술, 경영학 전공자 채용을 크게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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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20일 미국 <워싱턴 포스트>는 구글이 지난해 봄 공개한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글에서 창의성과 생산성이 뛰어난 팀을 분석한 이 프로젝트는 최고 과학자들로 구성된 A팀, 최고가 아닌 팀원들로 구성된 B팀을 비교했는데 뜻밖의 결과가 나왔다.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는 B팀들이 A팀들에 비해서 훨씬 중요하고 생산성 높은 아이디어를 만들어냈다는 결과를 보고했다. 이 프로젝트는 가장 뛰어난 팀들의 공통적 자질로 평등, 관대함, 동료 팀원의 아이디어에 대한 호기심, 공감능력 등으로 나타났고 그중에서도 정서적 안전, 왕따문화 없음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드러났다.

이러한 구글의 분석 결과는 미국 비영리고용기구(NACE)가 최근 260개 기업을 상대로 분석한 내용과도 일치한다. 4차 산업혁명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과학·기술·공학·수학 전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구글 사례는 오히려 인문적·문화적·사회적 능력이 실용지식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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