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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정치 고립 없겠지만'…안철수 보는 호남의 두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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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청산 기대 저버려…보수 발언, 신뢰 잃을 수도"

"호남고립 주장은 억지…통합신당 긍정적 영향"

뉴스1

20일 오전 광주 서구 유스퀘어 터미널에서 시민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2018.1.20/뉴스1 © News1 한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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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전원 기자 = 바른정당의 통합으로 국민의당 내부에서 각기 다른 목소리가 나오면서 분당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에 대해 광주와 전남에서는 외연확장과 정체성 문제 등 각기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지역 정가에서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국민의당 반(反)통합파 의원으로 구성된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는 지난 21일 "오는 28일 창당준비위원회 발기인대회를 열고 2월 5일과 6일에는 시도당 창당대회를 개최한 후 6일 오후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겠다"는 신당 창당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안 대표는 내달 4일 예정된 전당대회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등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해 박재만 참여자치21 사무처장은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적폐를 청산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앞장서야 하는데도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면서 적폐청산과 개헌 등의 기대를 저버렸다"며 "더욱이 바른정당과의 통합 과정에서 보수적인 색깔을 많이 보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외연확장은 정당의 가치로 중요한 부분이지만 호남 유권자들이 먼저 바랐던 것은 개헌이나 적폐청산을 안 대표가 먼저 해주기는 것이었는데 그것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바른정당과 손을 잡으면서 지역민들이 실망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동헌 광주경실련 사무처장도 "국민의당이 그대로 존립했더라도 상당한 캐스팅 보드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안 대표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이해가 잘 안된다"고 말했다.

지병근 조선대 교수는 "호남이 영남보다 정치적인 부분과 남북관계 부분이 더 개혁적이다"며 "최근 안 대표의 발언 자체가 과거보다 더 애매모해졌고, 보수적으로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일시적인 코멘트이고 바른정당에게 듣기 좋으라고 한 말일 수도 있겠지만, 정치적인 입장의 일관성 측면에서 국민들의 신뢰성을 잃게되는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과거 DJ도 보수적인 발언을 했지만 국민들로부터 태도가 변화됐다는 판단이 들게 하지는 않았다"며 "안 대표 경우 그의 입장이 어떤 것인지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정책의 변화를 암시하는 발언을 했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신망을 잃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지 교수는 "기본적으로 외연확장의 필요성은 있지만 호남을 잃고 외연확장을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안 대표가 지난해 말 열린 토론회에서 국민의당을 지지하면 다당제가 실현되고 그렇지 않으면 일당독제가 된다는 식으로 이야기 했는데 국민의당이 얼마나 호남에서 정치적 다양성을 실현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다당제가 실현될 수 있는 노력은 하지 않고 본인의 정치적 성장이 다당제를 실현하는 것이다고 말하는 것은 어패가 있다"며 "통합도 필요하지만 제대로된 수순 등이 결여됐다"고 덧붙였다.

반면 오승용·조정관 전남대 교수는 안 대표의 행보를 긍정적으로 분석했다.

오 교수는 "정치는 물론 경제나 사회가 고려돼야 하겠지만 대구나 경북, 광주, 전남처럼 한 개 정당이 오래 독식했던 곳을 보면 지역내총생산이 낮다"며 "삶의 만족도도 낮고 인구유출도 심한 것이 한 정당에 지지를 몰아준 지역의 현 주소다"고 말했다.

이어 "호남에게도 자유한국당이 아닌 선택을 할 수 있는 대안정당이 있어야 한다"며 "큰 틀에서 장기적, 전략적으로 봤을 때 통합신당의 출범이 호남에 부정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 "선택지가 늘어가는 것이다. 오히려 호남만 바라보고 정당을 하자는 주장이 호남정치의 운식의 폭을 좁히고 있다"며 "안 대표가 국민의당의 뿌리는 호남이라고 했다. 고립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통합에 반대하는 사람의 억지 주장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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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0일 오후 광주 조선대학교 서석홀에서 열린 '연대-통합 혁신을 위한 토론회 "안철수 대표에게 듣는다"' 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17.12.10/뉴스1 © News1 남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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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관 전남대 교수는 "호남 유권자 중 30~40%는 중도적인 성향이 있다"며 "안 대표 입장에서는 국민의당을 이들의 마음에 맞는 컬러를 갖는 정당으로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의미에서 과거에 하던 것처럼 호남권만 내놔라 하는 분위기나 스타일의 정치를 계속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호남 유권자들이 어떤 사람을 뽑을 것인지를 놓고 경쟁하는 자유로운 환경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호남 의원 중 몇명이 남을지가 변수가 될 것"이라며 "일부 의원들이 남는다면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람을 공천할 수 있는 힘을 얻을 것이고, 호남의원들이 다 나간다면 호남에서 왕따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이어 "안 대표가 5·18민주화운동이나 민주주의, 인권 정신을 이어가겠다는 의미로 호남정신 계승을 이야기 하고 있다"며 "이는 중도에 가서도 가능한 부분이다. 안 대표의 주장에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따라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안 대표의 통합 행보에는 엇갈린 평가를 하면서도 이들은 호남정치가 고립되거나 소외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 교수는 "기본적으로 국민의당에서 탈당한 의원들이 호남을 중심으로 원내교섭단체 수준의 당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며 "의석 변화가 없고, 호남지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이 있는 만큼 고립은 안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 총선 승리와 박근혜 퇴진, 탄핵 과정, 19대 대선 등을 거치면서 호남이 한국정치의 결정적인 캐스팅 보드를 쥐게 됐다"며 "그 역할은 계속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 교수는 "호남의 이익을 위해 정당이 만들어졌고, 그 정당이 이익을 위해 활동을 한다면 호남이 고립될 것"이라며 "호남 유권자들은 보편적인 의제인 적폐청산과 민주주의 발전을 지향해 왔고, 이를 위한 정당을 지지한 만큼 크게 호남정치가 약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jun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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