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숨지는 노인들…교통사고 잦은 도로 가보니

[앵커]

해마다 900명 넘는 노인들이 도로를 건너다 교통 사고로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보행자 스스로 좀 더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속을 더 들여다 보면 노약자들에게 친절하지 않은 여러 구조적 문제가 상당합니다.

사고가 잦은 지역에서 벌어지는 아슬아슬한 장면을 김민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 노인이 8차선 도로를 가로 지릅니다.

또 다른 도로에선 신호가 바뀌자 건널목에 갇히기도 합니다.

이처럼 위험하게 도로를 건너다 매년 노인 900명이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동대문시장 앞에 나와 있습니다.

매일 아침이면 보시다시피 시민들이 8차선을 가로질러 위태롭게 무단횡단을 합니다.

[(위험한데 왜 지하로 안 가시고) 힘들어서…이거 끌고 계단을 어떻게 내려가…]

바로 아래 지하보도가 있지만 노인들이 오르내리긴 쉽지 않습니다.

횡단보도 설치가 논의됐지만 지하보도 상인들의 반대로 진전이 없었습니다.

이 곳뿐이 아닙니다.

지난해 15건의 사고가 발생한 동대문구 제기동의 한 교차로입니다.

이곳에 있어야 할 신호등이 보시다시피 저 뒤쪽에 설치돼있고 이마저도 인근 상인들의 파라솔에 절반 이상이 가려져있습니다.

[잘 안 보여요. (어떻게 건너세요?) 안쪽으로 붙어서 가죠. 항상 위험해요.]

신호등 없는 짧은 횡단보도도 시야가 좁은 노인들에겐 사고가 일어나기 쉬운 곳입니다.

정부는 사고가 잦은 지역에 보행 안전 장치를 추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어떻게 추가할지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김민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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