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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14조 면세 시장①]中 사드 보복 '찻잔 속 태풍'…작년, 사상 최대 매출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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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국내 면세점 매출 14조4687억원 잠정 집계
2016년 12조2757억원에서 17.9% 성장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지난해 국내 면세 시장이 14조4684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으로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관측을 뒤집고 사상 최대 기록을 다시썼다.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으로 넘겨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면세점 매출은 14조4684억을 기록해 전년대비 17.9% 증가했다.

국내 면세점 시장은 중국의 해외여행객 증가가 본격화한 2010년 4조5260억원에서 2015년 9조1984억원 5년새 2배가 증가했고, 2016년에는 12억2757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여파로 2015년 매출 성장율은 10.7%에 불과했지만, 2016년 33.5%로 뛰면서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세운 것이다. 지난해 매출 성장율은 이보다 줄었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중국인 단체관광객(요우커) 방한이 금지된 것을 감안하면 선전했다는 평가다.

한국면세점협회가 공개한 매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매출은 12억3181만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연간 매출은 128억346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달의 경우 외국인 고객이 전달보다 10만명이 더 늘어난 141만명을 기록했고, 내국인 고객은 수는 줄었지만 매출은 2억8856만달러에서 2억9278만달러로 씀씀이가 커진 덕분이다.

국내 면세시장은 한미 간 사드 배치 합의 이후 지난해 3월 중국에서 한한령(한국행 단체여행 전면 금지)이 내려진 이후에도 8월 11억7900만달러, 9월 12억3200만달러, 10월 11억1859만달러, 11월 12억2600만달러 등으로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 한한령으로 중국인 단체관광객(요우커)이 대폭 줄었지만 '다이궁'이라고 불리는 보따리상들이 면세점 싹쓸이 쇼핑에 나선 덕분이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요우커 절벽 현상에도 다이궁이 요우커의 빈 자리를 완벽하게 메우면서 면세점산업의 플러스 성장을 견인했다"며 "면세점의 다이궁 매출 급증 원인으로는 중국 모바일 상거래시장의 활성화에 따른 중국 웨이상(모바일 메신저를 통한 상품 판매 사업)시장 성장을 꼽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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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롯데면세점 소공점 모습. 대부분의 쇼핑객들은 전문 보따리상이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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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을 찾는 외국인 고객 수는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추세다. 지난해 4월(99만8000여명) 100만명 아래로 떨어진 외국인 고객 수는 같은 해 8월부터 매월 10만명가량이 늘어 지난달에는 140만명까지 회복했다. 방한 중국인은 2016년 807만명에서 지난해 416명으로 반토막났다. 지난해 연말 사드보복을 해제키로 한 중국이 전세기와 크루즈 선박을 통한 한국여행은 여전히 금지한 만큼 올해 방한 요우커는 650만명으로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해 면세점 시장은 고속성장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완화되는데다 서울 강남에 신세계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 등 신규면세점 2곳이 새로 문을 열면서 전체적인 매출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 18일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개장으로 롯데와 신라, 신세계 등이 오픈한 것도 면세시장 볼륨을 키울수 있다.

실제 면세점 매출 성장세가 가장 가파랐던 2016년의 경우 면세점 특허수가 급증한 점이 한몫을 했다. 면세점 특허수는 1979년 6개에 불과했지만, 2009년 30로 늘어난뒤 2016년 49개까지 늘었다. 지난해에는 사드 여파로 평택의 하나면세점이 폐업하면서 48개를 기록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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