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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서울 미세먼지의 역설…아무리 공기 나빠도 주말은 무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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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무료' 조치는 평일 한정…역대급 미세먼지에 실효성 다시 도마

연합뉴스

서울 미세먼지 [연합뉴스 자료 이미지]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토요일인 20일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미세먼지가 역대 '최악' 수준을 기록하면서 서울시가 야심 차게 마련한 '서울형 비상저감조치'의 실효성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한국환경공단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20일 오후 9시 현재 서울의 미세먼지는 '매우 나쁨' 수준인 216㎍/㎥라는 평소 구경하기도 어려운 수치를 기록했다.

자치구별로는 영등포구가 무려 293㎍/㎥로 '매우 나쁨' 기준의 2배인 300㎍/㎥에 육박하는 수치로 최악을 기록했다. 구로구·서초구 275㎍/㎥, 서대문구·송파구 247㎍/㎥, 강동구 236㎍/㎥ 등이 뒤따랐다.

초미세먼지 역시 마찬가지여서 서울 시내 평균은 '매우 나쁨' 수준인 150㎍/㎥를 기록했다. 자치구별로는 110(강북구)∼204(구로구)㎍/㎥ 등을 나타냈다.

일요일인 20일에는 수도권에서는 '보통' 수준의 미세먼지가 보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대부분 권역에서 일시적으로 '나쁨'이나 '매우 나쁨' 수준의 농도가 나타날 수 있다고 예보됐다.

상황이 이런데도 이날 서울시는 초미세먼지 주의보를 발령하고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운영을 일시 중단하는 것 외에 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 무료'를 골자로 하는 서울형 비상저감조치의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울형 비상저감조치는 당일 초미세먼지가 '나쁨'을 기록하고 다음 날 역시 '나쁨'으로 예상될 경우 오후 5시를 기해 발령된다. 그러나 이는 주말이 아닌 오로지 '평일'에만 국한된다는 맹점이 있다.

물론, 21일은 미세먼지가 '보통' 수준으로 예보되기는 했다. 그러나 다음 날도 미세먼지가 나쁠 것으로 예상된다 하더라도 그 '다음 날'이 토요일이나 일요일이라면 대중교통 무료 조치는 없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평일 공기'와 '주말 공기'가 다른 것도 아닌데 칼로 무 자르듯 '평일'에 한정한 대책을 내놓은 것은 쉽사리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온다. 서울시가 지금껏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 가치에 두고 '뭐라도 해야 한다'라는 논리를 폈다는 데에서 더욱 그러하다는 지적이다.

이를 두고 강남구에 사는 직장인 설모(33·여)씨는 "오늘 우리 동네도 미세먼지가 200㎍/㎥ 가까이 치솟았다"며 "주말과 평일을 왜 구분하는지 모르겠다"고 의아해했다.

성동구에 사는 또 다른 직장인 정모(32·여)씨 역시 "서울시 대책의 실효성이 별로 없는 것 같다"며 "차라리 그 돈으로 나무를 한 그루 더 심는 게 나을 것 같다"고 꼬집었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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