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이슈플러스] 불법·꼼수…비정규직 노인들 '노동권 사각지대'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고령 노동자에 '묻지마 사인'…사직서 받아

JTBC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앵커]

청소나 경비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쫓겨나는 현실, 저희 뉴스룸에서 얼마 전에 전해드렸습니다. 최저임금이 올라서라지만, 그 이면을 보니 불법과 꼼수가 판치고 있었습니다. 고령 노동자들은 계약 내용도 모르고 사직을 강요 당했고, 일방적인 임금 체불과 삭감도 받아 들여야 했습니다.

신진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논현동의 한 유명 성형외과입니다.

청소노동자로 일해 온 60살 이모씨와 63살 박모씨는 지난해 11월 병원 관리인 지시로 한 계약서에 서명을 했습니다.

[박모 씨/성형외과 전 직원 : 어디서 조사 나온다고 '여기 사인해놔야 된다', 글씨가 작아가지고…]

며칠 뒤 병원에선 경영 사정이 어렵다며 사직서를 요구했습니다.

[박모 씨/성형외과 전 직원 : 앞에 딱 앉아가지고 사직서 쓰라고 하는데 '정말 멘붕이다' 하면서 그냥 그 말만 했지 어떻게 안 써요.]

이들을 상담한 노무사는 병원이 기존 계약 기간을 수정한 뒤, 사직서를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최강연/정의당 비상구 노무사 : 새로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게 하고, 그리고 나서 사직서를 쓰게 한 것은 취약계층 노동자분들이 법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이후 두 사람은 병원에 기존 근로계약서와 취업규칙을 요구했지만 거부당했습니다.

[병원 관계자 : 자료가 지금 국세청에 가 있어서 오는 대로 준비되면 드린다고 말씀드렸는데, 기억 안 나세요? (국세청이라고요?)]

하지만 근로계약서의 경우 사용자와 노동자가 한 부씩 나눠 가지는 것으로 안다고 하자 병원 측은 당황합니다.

[병원 관계자 : (그런데 그건 원래 쓰면 그 자리에서 우리가 한 부 갖는 거라고 그러더라고요?) 저희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게 없어가지고…]

이들은 병원을 노동청에 고발했습니다.

[이모 씨/성형외과 전 직원 : 기분이 나쁘죠. 일을 이렇게 시키면서도 다 속였구나…]

병원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사실이 아니라며 해명할 이유가 없다고 답했습니다.

경기도의 한 오피스텔에서 경비와 청소를 담당하는 노동자들도 비슷한 일을 겪었습니다.

최근 노조가 생기고 나서야 일방적인 휴게시간 연장이나 연장노동 임금 체불이 부당하다는 것을 알게 된겁니다.

[A 씨/경기도 성남시 모 오피스텔 경비원 : 다 알면서도 불이익을 받을까 봐 그냥 넘어가는 게 더 많죠.]

고령 노동자 10명 중 8명 이상은 비정규직으로 이들을 위한 법적 구제 장치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B 씨/경기도 성남시 모 오피스텔 청소노동자 : 정신지체 자식이 하나 있는데 남편도 뇌경색으로 쓰러져 있고, 칠십 넘은 사람들은 희망이 없어요. 젊은 사람들이 많잖아요.]

신진 기자

JTBC, JTBC Content Hub Co., Ltd.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JTBC Content Hub Co., Ltd. All Rights Reserved.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