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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숫자로 읽는 서울] 6시간 겨우 자는 중ㆍ고등학생…“더 자려고 아침밥 안 먹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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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ㆍ고등학생 평균 수면 6.1시간

-남학생 6.3시간ㆍ여학생 5.8시간 수준

-권장수면시간 8~10시간 큰 폭 못 미쳐

-4명 중 3명 “수면시간 만족 못한다”

-학교ㆍ과외활동 등 빡빡한 스케줄 지적

-아침식사 결식률도 과거보다 상승세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서울 강서구에 사는 직장인 김정민(28ㆍ여) 씨는 이른 아침 출근하기 위해 버스에 올라탈 때마다 안타까움을 느낀다. 교복 입은 중ㆍ고등학생들이 맨 뒷칸에 빽빽히 앉은 채 잠든 모습 때문이다. 약속이나 한듯 평화롭게 잠든 모습에 문자도 숨죽여 보낼 정도다. 어떤 때는 삼각김밥이나 영어 단어장을 들고 잠든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김 씨는 “틈만 나면 웃고 떠들 나이인데 다들 무언가에 지쳐있는 것 같아 마음이 안 좋았다”고 말했다.

보통 만 13~18세인 서울 중ㆍ고등학생의 주중 평균 수면시간이 한나절을 겨우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근에 시달리는 직장인이 아닌데도 매번 오전 12~1시게 넘은 후에야 잠드는 셈이다.

헤럴드경제

서울 중ㆍ고등학생의 주중 평균 수면시간이 6시간을 겨우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국립수면재단이 내놓은 청소년(만 14~17세 기준) 권장 수면시간인 8~10시간에 크게 못 미치는 값이다.


20일 서울연구원의 인포그래픽스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서울 중ㆍ고등학생의 주중 평균 수면시간은 6.1시간이다. 남학생의 수면시간(6.3시간)보다 여학생의 수면시간(5.8시간)이 0.5시간 가량 적다. 미국 국립수면재단이 내놓은 청소년(만 14~17세 기준) 권장 수면시간인 8~10시간에 크게 못 미치는 값이다. 재단은 이 시간을 충족하지 못할 시 신체ㆍ정신 성장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들의 주관적인 수면 만족도도 높지 않다.

같은 연도 기준 수면시간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서울 중ㆍ고등학생은 74.1%다. 만족(25.9%) 비율보다 3배 가까이 높은 것이다. 4명 중 3명 꼴로 수면부족에 시달리는 셈이다.

조사 결과가 이 같이 나온 데는 서울 중ㆍ고등학생이 갖고 있는 꽉찬 스케줄 탓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학생부는 물론 내신 성적과 모의고사, 과외활동까지 챙겨야 하는 이들이 숨돌릴 틈 없이 하루를 보내면서 빚어진 현상이란 주장이다.

아침 식사 결식률과 패스트푸드 섭취율이 높아지는 모습 또한 같은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서울 중ㆍ고등학생의 주 5일이상 아침식사 결식률은 지난 2010년 25.7%에서 2016년 27.7%로 2.0%포인트, 주 3회 이상 패스트푸드 섭취율은 같은 기준 12.6%에서 18.5%로 5.9%포인트 상승했다.

양천구에 사는 고등학교 2학년생 양모(17ㆍ여) 양은 “지각 한 번도 학생부에 기록되면 치명적이라는 말이 있어 일초라도 빨리 학교에 도착하는 게 마음이 편하다”며 “부족한 잠은 더 자고 싶은데 상황이 여의치 않으니 아예 아침 밥을 거르거나 패스트푸드를 찾게 될 때가 많은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서울 중ㆍ고등학생 10명 중 1.3명은 비만인 것으로 집계됐다.

비만율은 지난 2010년 8.1%에서 2016년 13.0%로 4.9%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남학생의 비만율(17.6%)이 여학생의 비만율(7.9%)보다 9.7%포인트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사에는 서울 중학교 1학년생부터 고등학교 3학년생까지 모두 9567명이 참여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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