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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트럼프 1년] '협상 달인'이냐 '정신 이상'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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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트럼프 국정운영 스타일, 정신건강 논란 속 성과도 적지 않아

워싱턴=CBS노컷뉴스 장규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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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1주년을 맞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그의 정신건강을 둘러싼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즉흥적이고 막말을 일삼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태가 국정운영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는 것.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취임 1년이 지난 지금 미국의 경제지표는 크게 호전됐고, TPP탈퇴, 반이민 행정명령, 대규모 감세개혁, 오바마케어 의무가입 폐지 등 논란은 있을지언정 트럼프 표 대선공약은 차곡차곡 지켜졌다.

지난 1년 동안 워싱턴의 공식을 모조리 뒤엎으며 좌충우돌한 트럼프 대통령을 보는 시각은 미국에서도 진영에 따라 ‘협상의 달인’과 ‘정신이상자’로 갈라져있다.

◇ "트럼프, 어린아이 같아"...정신건강 논란

최근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책 <화염과 분노: 트럼프 백악관의 내부>에서 마이클 울프 기자는 트럼프 측근들이 대통령의 정신건강을 의심하고 있다고 썼다. 울프 기자는 “트럼프 주변의 가족과 측근들은 열이면 열 모두 그가 어린아이 같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더군다나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내 책상 위에 핵 단추‘ 발언에 맞서 ’내 핵 버튼이 더 크고 강력하다‘며 맞대응에 나선 점은 미국인들을 더욱 경악하게 했다.

미국의 대통령은 핵 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그런 대통령이 정신건강이 좋지 않다면? 미국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 이상설을 크게 우려하는 이유다.

실제로 하루하루 달라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인 의사결정 방식과 거침없이 쏟아내는 막말은 이런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게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미와 아프리카 국가들을 ‘거지소굴(또는 똥통/shithole)’이라 부르고, 원주민 출신 여성 하원의원에게 ‘포카혼타스’라는 인종편협 발언을 일삼았고, 각종 여성비하 발언으로도 구설수에 자주 올랐다.

또 의회 지도자들, 심지어 자신을 지지하는 공화당 의원에게도 수틀리면 모욕적인 별명을 달아주거나 거침없는 독설을 날렸고, 자신의 반이민 행정명령을 중지시킨 판사에게는 ‘소위 판사라는 작자’라고 공격해 대통령이 미국의 삼권분립마저 흔든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런가하면 트럼프 행정부에는 1년 가까이 비워놓은 정부 주요보직들이 수두룩해 정책을 제대로 집행할 의지가 있는지에도 의구심이 제기된다. 심지어 당면한 북핵 위기에도 불구하고 주한 미국 대사 자리는 1년째 공석이다.

취임 초부터 발목을 잡아온 트럼프 대통령과 그 측근들의 러시아 연루 의혹은 특별검사의 수사까지 불러왔고, 트럼프 캠프 선대본부장이나 전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기소되면서 지난 1년 내내 백악관의 발목을 잡았다.

좌충우돌 국정운영에 미국인들의 눈길도 싸늘하다. 갤럽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1년 평균 지지율은 39%로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 경제 호황에 대선공약도 차곡차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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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원 기자/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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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비정상적인 국정운영 방식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1년간 거둔 성과 또한 적지 않다. 그 가운데서도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도 가장 큰 성과로 꼽는 것은 ‘경제’다.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전망으로 뉴욕 증시, 특히 다우존스 지수는 지난 1년간 60번 넘게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며 무려 25%의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2.3%를 기록했고 일자리 206만개가 창출됐다. 실업률은 1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삼성, 엘지를 비롯해 많은 해외 기업들이 미국에 공장 건설 등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고, 최근에는 애플이 해외에 있던 자산을 미국으로 가져오면서 세금을 380억달러(40조원)을 내겠다고 공언했다.

취임 초 첨예한 논란을 빚었던 반이민 행정명령은 약간의 변형은 겪었지만 결국 효력을 발휘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했던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탈퇴, 기후변화협약 탈퇴 등도 그대로 진행했다.

오바마케어는 완전 폐기는 실패했지만 의무가입 조항을 없애 거의 무용지물로 만드는데 성공했고, 트럼프 최대의 입법승리라 할 수 있는 사상 최대폭의 감세안도 결국 통과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사항들이 결과적으로 미국이나 세계에 좋은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별론으로 한다면, 일단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가 하겠다고 지지자들에게 약속한 것들은 차곡차곡 지켜나가고 있다.

그리고 새해들어서는 자신의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관철시키기 위해, 추방 유예 중인 불법체류 2세 청년(다카/DACA)들의 법적지위를 보장하는 이른바 다카 구제법안과 맞바꾸자는 안을 내놓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2년차에도 자신만의 국정운영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미국을 망친 정신에 문제가 있었던 대통령으로 기록될까 아니면 자신만의 스타일로 협상의 달인이라는 칭송을 받게 될까.

그간 트럼프 대통령에게 날을 세워왔던 CNN마저도 "트럼프의 첫 1년을 적절히 설명하는 것은 앞으로 수십년 안에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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