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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양대노총 껴안은 문 대통령…사회적 대화 복원 물꼬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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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노사정대표자 회의 참여 긍정 검토키로

민노총 위원장과 11년 만에 단독 회동…2007년 6월 盧 전 대통령 이후 처음

연합뉴스

민주노총 위원장 손잡은 문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과 차담회에 앞서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2018.1.19 [청와대 제공=연합뉴스] kjhpress@yna.co.kr (끝)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양대 노총을 망라하는 노·사·정 사회적 대화 체제 복원의 물꼬를 텄다.

문 대통령은 19일 청와대에서 김주영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과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위원장 등 양대 노총 지도부를 각각 만났다.

이 자리에서 한국노총은 24일로 예정된 노사정대표자 회의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며, 민노총도 노사정대표자 회의 참여를 긍정 검토하기로 했다.

다만, 민노총의 내부 의사결정 구조상 오는 25일 열리는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참여 여부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노사정대표자회의도 25일 이후로 연기될 전망이다.

노사정대표자 회의는 지난 11일 노사정위원회가 제안한 6자 회의체로 노사정위 정상화를 논의하기 위한 대화체 성격을 띠고 있다.

노사정대표자 회의 참석자는 양대 노조 위원장과 노사정위원장, 고용노동부 장관, 한국경영자총협회·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이나, 이날 오전까지도 민노총은 노사정대표자 회의 참여에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문 대통령과의 만남을 계기로 민노총이 노사정대표자 회의에 참여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경우, 문 대통령은 사회적 대화 복원으로 향하는 중대한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문 대통령은 노사 상생을 위해 사회적 대화의 정상화가 필수불가결하다는 지론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해 왔다.

'사회적 대화 정상화'는 넓게는 노동자와 사용자, 정부가 노동 현안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대화를 통해 합의안을 도출해내는 체제의 복원을 의미하며, 좁게는 노·사·정의 대화 무대인 노사정위의 정상화를 의미한다.

현재 노사정 간 사회적 대화는 완전히 중단된 상태다. 노동계의 두 축인 양대 노조 중 민노총은 19년 전인 1999년 노사정위를 이탈했고, 한국노총은 2016년 1월 박근혜 정부의 '쉬운 해고'에 반발해 노사정위를 탈퇴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노사정위 정상화에 온 힘을 기울여 왔다. 지난해 10월 양대 노조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하기로 한 것이 그 첫걸음이었으나, 민노총의 불참으로 이 행사는 '반쪽'에 그치고 말았다.

반면, 한국노총은 이날 만찬 참석 이후 사실상 노사정위 복귀를 선언했다. 문 대통령 입장에서는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었다.

그러던 중 지난 연말 민노총의 새 지도부가 선출되면서 나머지 절반을 채울 수 있는 계기가 조성됐고,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이날 회동 성사를 위해 청와대와 양대 노조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노사정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야 하는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대통령의 의지도 말씀드리고 양대 노조의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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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민주노총 지도부와 기념촬영
(서울=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등 지도부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백석근 민주노총 사무총장, 김경자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문 대통령,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문성현 노사정위원회 위원장. 2018.1.19 [청와대 제공=연합뉴스] kjhpress@yna.co.kr (끝)



이날 문 대통령은 한국노총 지도부와는 오찬을, 민노총 지도부와는 차를 함께 나누며 환담했다. 같은 날 양대 노총을 만났지만, 더 주목받은 쪽은 민노총이었다. 현 정부와 좁혀야 할 거리가 더 멀기도 하거니와 무엇보다 현직 대통령이 민노총 위원장을 단독으로 만난 것은 무려 10년 7개월 만이었기 때문이다.

현직 대통령과 민노총 위원장의 단독 면담은 2007년 6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석행 민노총 위원장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가진 이후 이날이 처음이었다.

문 대통령도 이날 김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2007년 이후 11년 만에 민노총 지도부를 청와대에서 만나 감회가 새롭다"며 "노동존중 사회 구현이라는 공동의 목표 실현은 자주 만나는 것에서부터 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가장 진지한 기대 속에서 만나는 것은 처음"이라며 "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밝힌 대로 나라다운 나라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화답했다.

다만, 이날 만남에서 양대 노조는 노사정 대표자회의 참석으로 대변되는 노사정위 정상화라는 대의에는 공감했으나, 구체적인 노동 현안에 대해서는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을 시사했다.

문 대통령과 양대 노조 위원장이 구체적 노동 현안을 놓고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으나, 두 위원장 모두 근로시간 단축·최저임금 산입범위 등 민감한 노동 현안을 언급했다.

이는 향후 있을 노사정 대화와 관련 입법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노동계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한국노총과의 오찬에는 노사정 화합을 상징하는 차원에서 삼곡영양밥, 삼합 등 숫자 '3'을 강조한 메뉴가 제공됐다.

또 한국노총 측에서는 문 대통령에게 꽃다발과 자체 제작한 벽시계를 선물했으며, 민노총 측에서는 전태일 일기 표구본을 선물로 전달했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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