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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단독] SK텔레콤, 5G 기지국 일부 중국산 통신장비 사용 검토…4G 보안 논란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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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5세대(G) 통신 기지국 일부에 중국산 통신장비 도입을 검토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4G 구축 당시 정부의 보안 우려를 받아들여 중국산 장비로 만든 기지국 도입을 포기한 SK텔레콤이 이번 5G 망 구축 과정에서 중국산 장비 도입을 밀어붙일 경우 보안 문제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될 전망이다.

1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017670)이 내부적으로 5G 네트워크 구축시 일부 지역에 한해 중국산 통신장비 도입을 검토 중이다. SK텔레콤은 5G 통신장비 도입을 위해 국내외 5G 통신 관련 정보통신기술(ICT) 협력사 후보 업체를 대상으로 2차 ‘5G RFP(입찰제안요청서⋅Request For Proposal)’를 이달 중 발송할 예정이다.

5G RFP는 5G 통신 장비 도입을 위해 SK텔레콤이 구상하는 5G 상용 시스템의 요구사항을 정리한 문서다. SK텔레콤은 ICT 분야 협력사를 모집하기 위해 작년 7월 1차 RFP를 발송했고, 10월에 5G 네트워크를 구축할 협력사 후보 업체를 선정했다.

SK텔레콤은 작년에 선정한 후보업체에 2차 RFP를 발송하고 최종 협력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중국 통신장비 회사인 화웨이도 2차 RFP 수신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SK텔레콤이 중국산 통신장비 도입을 검토한 배경에는 자회사인 SK하이닉스가 있다. SK하이닉스가 중국을 반도체 사업의 중요한 생산거점으로 삼았기 때문에 중국 정부와 우호적 관계를 맺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현재 SK하이닉스의 전체 D램 생산량 가운데 절반 이상이 중국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화웨이 같은 중국 통신장비 업체들은 2019년 5G를 가장 먼저 상용화하는 한국 시장을 중요한 레퍼런스로 삼으려는 전략이다. 한국 진출을 발판으로 제품 검증과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의도다.

중국산 통신장비의 가성비(가격대비 성능)도 SKT의 이러한 결정에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선택약정 요금할인율 상향과 보편요금제 도입 등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에 따른 매출 손실을 가성비가 좋은 중국산 통신장비 도입으로 만회한다는 전략이다. 중국산 통신장비 가격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국산이나 유럽산보다 절반 이상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지우 한국네트워크협회 본부장은 “4G 도입 당시 통신 3사가 경쟁적으로 장비를 주문하다 보니 초도 공급물량이 부족했다”며 “공급처 다양화 차원에서 중국산 장비 도입을 검토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SK하이닉스의 중국 반도체 사업 때문에 SK텔레콤이 중국산 장비 도입을 검토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다양한 공급처 확보 차원에서 중국산 장비 도입도 검토는 할수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가 없어 답변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2013년 LG유플러스(032640)가 국내 최초로 화웨이의 4G 롱텀에볼루션(LTE) 통신 장비를 기지국에 도입할 때도 미국 의회와 우리 정부는 중국 통신망이 주한미군 정보를 유출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한 적이 있다.

당시 LG유플러스는 미군 기지 근처에는 중국산 장비를 쓴 기지국을 두지 않는다는 조건을 내걸고 화웨이 장비 도입을 밀어붙였다. SK텔레콤과 KT(030200)도 가성비가 좋은 화웨이 장비 도입을 고민했지만 정부의 보안상 우려를 받아들여 화웨이 장비로 만든 기지국 도입을 포기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최종 협력사로 화웨이를 낙점할 경우 4G 때처럼 보안 문제 논란이 재점화될 수 있다”며 “SK텔레콤도 이를 고려해 미군 기지 주변을 피해 일부 지역에서의 사용을 검토 중이며, 보안 문제로 인한 커버리지 축소를 고려해 전체 5G 통신장비 중 10~20% 정도만 사용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민관 기자(bluedrag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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