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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한화 최다이닝 투수 배영수 "1㎝ 더 정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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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한화 배영수가 20일 청주 NC전을 앞두고 캐치볼로 몸을 풀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지난해보다 1㎝ 더 정확하게 던지는 게 최대 목표다.”

현역 최다승(135승) 투수 배영수(37)가 ‘독수리군단 마운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 위해 각오를 굳게 다졌다. 일찌감치 일본 오키나와로 개인훈련을 떠났던 배영수는 “지난해 아쉬운 부분도 있었고 나름대로 소득도 있었다. 힘이 아닌 밸런스, 볼 회전, 코스 공략 등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느껴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일찍 훈련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매년 다른 선수들보다 일찍 훈련을 시작해 자신만의 루틴을 완성하는데 올해는 벼랑끝에 서 있는 심정으로 시즌을 준비 중이다. 베테랑 상실의 시대를 피부로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25경기에서 128이닝을 던졌다. 7승을 수확하는데 그쳤지만 9월까지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았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사실상 실패하고 구단이 적극적인 리빌딩 의사를 드러내며 등판 기회가 사라졌지만 자신이 등판한 25경기를 모두 선발로 소화한 유일한 투수였다. 2000년대 초중반처럼 불같은 강속구를 던질 수는 없지만 구속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시즌이라 아쉬움보다 기대가 컸다. 배영수는 “타자들의 배트를 빨리 이끌어내는 것이 긴 이닝을 소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효율적인 투구에 대해 늘 고민했는데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면서 그 느낌을 조금 알게됐다”고 말했다. 한용덕 감독 체제로 재편한 한화는 리빌딩의 고삐를 지난해보다 더욱 바짝 당길 예정이다. 배영수 입장에서는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현실’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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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배영수가 23일 대전 한화 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진행된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1회 실점 위기를 넘이며 이닝을 마친 뒤 그립을 점검하고 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외국인 투수 두 명을 제외하고도 선발 후보들이 많다. 이태양과 김재영, 김범수 등 젊은 투수들부터 윤규진, 안영명, 송은범 등도 상황에 따라 선발 역할을 소화할 수 있다. 지난해 한화 선발 마운드를 사실상 홀로 이끈 배영수이지만 ‘같은 값이면 젊은 선수에게 기회를 주자’는 구단의 방침을 고려하면 선발 진입 보장을 장담할 수 없다. 결국 실력으로 불안요소를 지워야 한다.

그래서 찾은 해답이 “지난해보다 1㎝ 더 정확하게”다. 그는 “슬라이더가 변하는 지점, 빠른 공이 파고드는 코스 등에 정확성을 갖춰야만 나 같은 투수들이 먹고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위로 타자를 압도할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작은 실투로도 장타를 허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영수는 항상 “투수들은 자존심이 강하다. 지난해에도 5선발 한 자리를 놓고 서너명이 경쟁하는 것처럼 알려져 투수들 모두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나이가 아닌 실력으로 공정한 경쟁의 장이 펼쳐져야 시너지효과도 생긴다”고 강조했다.

개인 통산 150승까지는 15승이나 남아있지만 2100이닝(33.1이닝), 1400탈삼진(21개) 기록은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부족한 1㎝ 제구를 회복하는 순간이 배영수의 시계가 거꾸로 돌기 시작하는 때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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