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지 사회부 기자 |
온통 코인 이야기뿐이다. ‘누구누구는 코인으로 수십억원 벌어서 퇴사했대’ 류의 성공신화는 고등학생·대학생·회사원·경찰 등 직종 불문의 암호화폐 투자자, 일명 ‘코린이’를 키웠다. 지난 14일 만난 암호화폐 투자자 A(21)씨는 부대 복귀를 앞둔 군인이었다. A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일과가 끝나면 ‘싸지방’(‘사이버 지식정보방’의 줄임말로 부대 내 컴퓨터 사용방)에서 코인 투자를 하다 돈을 절반 이상 잃었다. 요샌 A씨 뿐 아니라 다른 군인들도 코인에 정신 팔려 있는 경우가 많아 싸지방에서 코인 투자하는 게 아예 금지됐다고 한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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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오락가락하는 정부·금융 당국자들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코인 시장을 요동치게 한다. 한 투자자는 “시세를 조작하는 제일 큰 세력이 정부”라며 “우리가 찾은 새로운 투자시장을 기성세대가 해줄 수 있는 것도 없으면서 망치고 있다”고 비아냥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하루가 멀다고 반발 여론이 들끓는다.
취재팀이 만난 대기업 직원 김모(33)씨는 “회사원 월급으로는 안 쓰고 ‘죽어라’ 모아도 20년 이상은 모아야 서울 시내에 작은 아파트 한 칸 마련한다. 생각만 해도 아득하다”고 했다. 유별난 한국 코인 시장의 근원은 청년들의 희망이 옅어져 가고 있는 이 이상한 나라에서 비롯됐다. ‘규제’보다 ‘구제’를 원한다는 코린이들에게 정부는 어떤 답을 들려줄 것인가. 적어도 최근의 ‘오락가락’ 발표들은 정답이 아닌 게 확실하다.
홍상지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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