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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수년째 못 올린 치킨 가격…KFC는 6개월 사이 두 번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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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국내 치킨업계가 정부의 가격 통제를 받는 사이 외국계인 KFC는 최근 6개월 간격으로 가격을 인상해 논란이 일고 있다.

새 정부들어 김상조호(號) 공정거래위원회가 출범하면서 가격을 인상했거나 인상할 예정이던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잇따라 인상 방침을 철회했지만, KFC는 ‘김상조호’를 비웃기라도 하듯 오히려 가격을 두번이나 올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KFC는 지난연말 치킨과 햄버거 등 24개 품목 판매가를 평균 5.9% 인상했다.

핫크리스피치킨과 오리지널치킨 1조각은 2200원에서 2300원으로, 징거버거는 4000원에서 4300원으로 올랐다.

KFC는 지난해 6월에도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6.8% 인상했다.

5500원이던 징거버거 세트는 5900원으로 7.3%, 타워버거 세트는 6300원에서 6900원으로 9.5% 각각 올렸다.

1만7500원이던 ‘핫크리스피 오리지널 치킨’ 한 마리 가격은 1만7500원에서 1만8400원으로 5% 가량 인상했다.

세계일보

미국의 외식 전문기업 얌브랜드 계열사인 KFC는 국내에서는 KG그룹이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매장을 운영 중이며 전국에 210여개 점포가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경제 검찰’로 불리는 공정위의 포괄적 규제 권한을 두려워하는 국내 업체들과 달리 KFC 등 외국계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입장이어서 대응 방식이 다른 것으로 분석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공정위나 국세청 등 규제당국의 움직임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국내 업체와 달리 외국계 기업은 한국 규제기관을 덜 두려워하고 눈치를 덜 보는 것 같다”며 “본국의 국력이나 외교적 역량이 이들 자신감의 배경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김상조 위원장을 위시한 새 정부 규제당국자들의 관심이 주로 국내 재벌기업이나 프랜차이즈 본사 문제에 집중돼 KFC 등 외국계 기업들이 느끼는 압박감은 상대적으로 덜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반면, 지난 연말 KFC의 가격 인상 이후 들썩이던 치킨업계의 가격 인상 움직임이 좌절되는 분위기다.

수년째 가격을 올리지 못한 데다 올해 들어 최저임금과 배달수수료 인상 등으로 가격 인상 요인은 발생했지만, 물가 상승을 우려한 정부가 외식물가를 특별관리하겠다며 전방위적 압박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11일 고형권 기획재정부 제1차관 주재로 제1차 물가관계차관회의 및 제14차 최저임금 태스크포스(TF)를 열고 치킨·김밥·햄버거 등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를 대상으로 소비자단체 특별물가조사를 시행하기로 했다.

한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수년째 가격을 동결했던 데다 올해부터 인건비 부담이 더욱 커지면서 가격 인상을 검토했으나 최근 정부가 전방위적 압박을 가해와 인상 계획을 당분간 접기로했다”며 “대부분 영세사업자인 가맹점주들은 메뉴 가격을 인상해달라고 아우성이다”고 말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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