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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생생경제]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식 논란 피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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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인터뷰]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PD
■ 대담 : 김성희 고려대학교 노동대학원 교수

◇ 김우성PD(이하 김우성)> 지금도 일하시면서 라디오 듣고 계신 분들 많습니다. 정부와 정치권이 주당 근로시간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자는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근로시간 자체가 실제로 법에 정해진 것보다 많은 것도 문제이고, 이것 때문에 일자리가 축소되는 것도 문제다, 같이 해결해보겠다는 취지인 거죠. 법 개정이 이뤄지면 대기업은 당장 7월부터 근로시간을 단축해야 합니다. 삼성전자가 리허설에 들어갔다는 보도가 많은 화제를 받고 있는데요. 정부가 취하는 정책과 기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예행연습을 해보자는 얘기입니다. IT 업계에서는 사실상 맞지 않다, 밤샘 일이 많은데 어떻게 하라는 거냐는 얘기도 나옵니다. 본래 취지와 걱정되는 부분까지 아울러 이 정책을 점검해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김성희 고려대학교 노동문제연구소 교수입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성희 고려대학교 노동대학원 교수(이하 김성희)>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정부가 주당 근로시간을 줄이겠다고 얘기한 것, 실질적으로 법도 고치고 있는 거죠?

◆ 김성희> 법 개정 논의가 국회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노동시간은 주당 40시간이죠. 노사 합의로 12시간까지 추가 근로가 가능한데요. 52시간이 되어야 하는데 노동부가 행정해석으로 토요일, 일요일은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서 토요일, 일요일 8시간씩 16시간을 초과근로 한도 범주에 뺐습니다. 그래서 68시간까지 가능한 거로 봤는데요. 그래서 이것을 시행령만 고쳐도 52시간으로 줄일 수 있는데, 여야 합의 정신을 존중해서 근로기준법에 확실히 못을 박겠다는 게 근로기준법 개정이 논의되고 있는 배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김우성> 실제 현장에서는 제각각 상황이 있겠지만 법으로 못 박는 이유, 정부가 근로시간을 중요한 일자리나 노동 정책으로 보고 있나요? 배경 어떻게 보아야 하겠습니까?

◆ 김성희> 장시간 노동 체제 국가이죠, 우리나라가 OECD 평균보다 400시간 이상 일하는 초장시간 노동국가이고, 이로 인해서 산재 사고나 건강상 위협이나 일과 생활이 조화가 안 된다든지 하는 문제가 생기고요. 노동생산성이 저하됩니다. 생산성은 노동시간 길이와 반비례하죠. 노동시간이 길수록 낮기 때문에. 저부가가치 비용경쟁에 매달리게 되는 현실을 반전시켜야 할 필요성과 함께 한편에서는 일을 너무 많이해서 탈인데 한편에서는 일거리가 없어서 탈이라 고용의 문제를 풀기 위해서, 청년 실업 문제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할 수 있는 여력을 만들려면 많이 일하는 사람의 노동시간을 줄여서 골고루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는 거죠.

◇ 김우성> 사실 7시간 근로시간을 줄인 회사를 보면 그 시간 안에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서 생산성이 높아지는 경우가 있고요. 여러 가지 문제가 아울러 있는데요. 쟁점 세부 사항들은 여전히 논쟁거리이거든요. 68시간이었던 이유가 휴일을 포함시키느냐의 여부가 있었고, 다양한 얘기가 있습니다. 중복할증 같은 세부 사항은 팽팽한 것 같아요. 어떻게 보십니까?

◆ 김성희> 오늘 대법원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데요. 고법에서는 중복할증이 되어야 한다고 판결한 것을 대법원이 최종 결론을 내기 전에 변론을 듣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중복할증 문제는 대법원의 판단에 따라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시점이고요. 그래서 중복할증이라는 것은 휴일에 일하는 것과 그것이 초과근로이기 때문에 초과근로 50% 할증률과 휴일근로 할증률 50%를 중복해서 지급해서 200%로 지급해야 한다는 건데요. 이러한 제도를 만들어낸 이유는 장시간 노동을 방지하기 위해서 기업 측 경제적 유인을 줄이는 것이죠. 이렇게 휴일까지 노동시키려면 더 많은 임금을 줘야 한다. 그래도 시킬 것이냐, 이러한 경제적 제재라고 할 수 있겠죠.

◇ 김우성> 오늘 대법의 최종변론이 있고 곧 판결이 나온다면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별개의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대기업 유통회사에서는 35시간 근로시간 단축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꼼수다, 이런 얘기도 있고요. 최저임금도 마찬가지로 좋은 취지와 흐름과는 무관하게 일자리 감소와 같은, 이를테면 부작용 논의는 없을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 김성희> 노동시간을 줄이는데 저임금에 시달리는 시간제나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임금을 줄이면서 임금과 시간 중에 무엇을 선택할래, 강요하는 방향으로 가게 된다면 그것이 개선인지 개악인지 헷갈리게 만드는 지점이라고 할 수 있죠.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결과를 내기 위해서 약간의 비용 분담은 생산성 향상으로 커버하거나 정부가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결과를 내지 않습니까. 노동시간 줄이고 고용을 창출하고. 이러한 결과에 대해서는 지원금을 주는 제도가 있으니까 사회적으로 비용을 분담하는 구조를 통해서 사회적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 그것을 추진하는데 활용되어야 하지 다른 꼼수나 저임금 노동자에게 노동시간을 줄이면서 임금을 줄인다거나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면 안 될 거로 봅니다.

◇ 김우성> 항상 이슈에서 나오는 얘기입니다만, 틀이 바뀐다고 이해해야 할 것 같습니다. 잔업수당, 특근수당 때문에 여러 논란이 있는 부분들이 최저임금 같은 논쟁이 되면 안 될 것 같은데요. 일단 효과적인 측면도 궁금한데요. 근로시간을 줄이면 일자리가 늘어난다. 이 얘기가 정부의 얘기 중 하나인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불가능하다고 보시는 분들도 있고요.

◆ 김성희> 숫자만큼 10명이 4시간씩 줄이면 40시간짜리 한 사람의 일자리가 생기는 것이 단순히 나오진 않습니다. 적게 나옵니다. 줄이는 만큼 혁신이나 이런 것을 통해서 생산성 향상으로 매워지거든요. 시간이 줄면 매워지기 때문에 생산성 향상분이 있기에 절반 정도 밖에 안 나오죠. 20명이 4시간씩 줄여야 한 자리가 나올 정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효과는 어떤 방식으로 고용을 창출하는 것보다 가장 효과적일 수 있다. 고용 창출하라고 많은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제대로 해결이 되지 않고 있거든요. 그래서 노동시간을 줄이는 해법만이 초장시간 노동국가라는 게 오히려 지금은 좋은 계기로 작용할 수 있는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겠죠.

◇ 김우성> 긍정 효과라든지 경제적인 생산성 향상 같은 부분에 대한 관심사나 이슈가 넓혀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기업이나 재계 입장에서는 급격한 제도적 변화에 대한 부담 얘기를 합니다. 연착륙 시켜달라는 얘기도 있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김성희> 기업 규모별로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것은 기본 노동시간을 줄일 때 쓰는 해법이거든요. 이 사안은 사실 비정상을 정상화시키는 사안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논의됐고요. 이명박 정부에서도 하려고 했고 박근혜 정부에서도 하려고 했습니다. 하려다가 말았거든요. 오랜 논의가 되어왔고 초장시간 노동을 조장하는 나쁜 구습이라고 할 수 있기에, 이러한 구습에서 빨리 벗어나야 사실 기업들도 질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부가가치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혁신적인 방향의 기업 운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발상을 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사회적으로 필요한 일자리 만드는데 기업이 적극적으로 동참한다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김우성> 기업 스스로도 진짜 계산을 해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어떤 것이 더 이득인지, 생산성 혁신 부분도 고민해야 하는 장이 되겠네요. 삼성이 리허설한다고 화제가 됩니다. 다른 기업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 같은데요. 국내 최대기업이기도 하고요. 어떻게 보십니까?

◆ 김성희> 굳이 예행연습까지 해야 할까에 대해서는 조금 의문스러운데요. 글로벌 초대형 기업이 이러한 판단을 할 수 있는 준비는 다 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여러 눈치를 보면서 여러 군데 뉘앙스를 제시하는 것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좀 더 능동적으로, 적극적으로 해볼 수는 없을까 아쉬움은 있습니다. 예행연습을 할 게 아니라 얼마의 추가 고용을 통해서 이 문제를 해소하고 그를 통해 생기는 긍정적 변화가 무엇이며 감당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밝히면서 좀 전향적인 조치로 바로 나가겠다는 자세를 취하는 모습이 삼성전자다운 모습이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 김우성> 리더 그룹이고 리더격 회사라면 그만큼 주목하고 있다는 것도 알아야겠네요. 안타까운 얘기이긴 한데 노동시장이 양극화, 다층화되어 있습니다. 비정규직이라든지 보호가 약한 직군은 근로시간 단축, 또 다른 차원의 차별이라고 할까요. 이런 게 생길까 우려하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김성희> 비정규직이나 중소기업의 이러한 적용이 단계적으로 많이 늦춰진다면 사실 노동시간 측면에서도 차별을 받는 양상이 될 수 있겠죠. 저임금 노동자에게 노동시간을 줄이는 것과 함께 임금을 줄이겠다는 것은 사실 더 개악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안정성을 높이는 방향을, 노동시간의 혜택을 골고루 모두에게 누리게 하겠다는, 새로운 차별이 또 만들어지지 않는 방향으로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오히려 혜택이 우선 적용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김우성>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 김성희>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김성희 고려대학교 노동대학원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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