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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김성준의시사전망대] 현정화 "남북 단일팀 위해 무조건 양보 강요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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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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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방송일시 : 2018년 1월 17일 (수)
■대담 : 현정화 마사회 탁구단 감독 (1991년 남북단일팀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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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1년 당시, 경기 한 달 전에 단일팀 통보받아
- 복식 경기 3년 준비하기도 하는데 한 달은 적은 시간
- 北 리분희, 어릴 때부터 세계적으로 정평 나 있던 선수
- 91년도 경기는 7천만이 보고 있던 만큼 몰입할 수밖에 없던 상황
- 아이스하키 단일팀, 출전 티켓 못 받는 우리 선수 생길 수 있어
- 우리 선수들 합의 없다면 남북 단일팀, 안 하느니만 못해
- 무조건 양보하라는 건 안 돼…우리 선수들 마음 위로가 먼저


▷ 김성준/진행자:

1991년 2월. 분단 이후 46년 만에 처음으로 남북 탁구 단일팀이 성사가 됐죠. 영화로도까지 나온 아주 큰 이벤트였습니다. 당시 전 세계의 큰 주목을 받으면서 우리 선수단이 금메달까지 따내서 한반도 전체가 열광을 했던 기억나실 겁니다. 그리고 2018년, 올해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이 논의가 되면서 27년 전의 환희가 재현될 수 있느냐. 이런 가능성에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좀 경우가 다를 것 같습니다. 북한 선수들이 가세할 경우에 우리 선수들이 역차별 당하는 것 아니냐. 이런 우려의 목소리도 많이 나오고 있는 중입니다. 91년 당시에 첫 남북 단일팀에 우리 측 선수로 나섰죠. 현정화 현재 마사회 탁구단 감독을 연결해서 말씀을 들어보겠습니다. 현 감독님 안녕하십니까.

▶ 현정화 마사회 탁구단 감독: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91년 남북 단일팀은 정말 모두의 환희를 받으면서, 또 세계의 주목을 받으면서 결과도 대단했고요. 그 때 엄청났습니다만. 그 역사적 순간의 주인공이신 현 감독님. 당시 남북 단일팀이 결정됐다. 이런 소식을 듣고서는 어떤 느낌이셨어요?

▶ 현정화 마사회 탁구단 감독:

사실은 저희도 통보만 받고 그렇게 가는 입장이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저희들이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으로 출발했던 것은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 김성준/진행자:

혹시 기억나십니까? 당시에는 경기 얼마 전에 통보를 받으셨나요?

▶ 현정화 마사회 탁구단 감독:

저희는 한 달 조금 전에. 그리고 모여서 훈련을 한 달 하고 경기를 했으니까요. 한 달 정도의 시간은 있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 김성준/진행자:

한 달도 짧기는 짧았겠죠.

▶ 현정화 마사회 탁구단 감독:

아무래도 저희는 복식이라는 종목이 있지 않습니까.

▷ 김성준/진행자:

복식이라는 게 저희가 추측컨대 호흡 맞는 게 가장 중요한 건데.

▶ 현정화 마사회 탁구단 감독:

예. 한 달 가지고는 솔직히 터무니없이 적은 시간이죠. 예를 들면 저는 양형자 선배랑 복식을 할 때, 올림픽 준비하면서 3년 준비했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3년이요. 그런데 당시 복식 경기를 함께 펼쳤던 북한의 리분희 선수. 두 분이 얼마나 잘 하셨길래 금메달을 따십니까?

▶ 현정화 마사회 탁구단 감독:

사실 리분희 선수는 저보다도 훨씬 어릴 때부터 세계적인 선수로 먼저 정평이 나있었고요. 개인적인 실력으로 먼저 세계 랭킹 3위의 랭커가 돼있었으니까. 개인 능력이 높은 선수라고 평가하시면 될 것 같아요.

▷ 김성준/진행자:

호흡의 부족함을 각자 두 선수의 개인기로 극복할 수 있었다는 거죠?

▶ 현정화 마사회 탁구단 감독:

예. 개인의 능력으로 커버하지 않았을까.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지금 말씀하셨을 때 처음에는 좀 당황스럽기도 하고, 좀 걱정도 하고 그러셨는데. 진행이 되면서 남북 선수들이 서로 어울리고 분위기가 좀 많이 달라졌나요?

▶ 현정화 마사회 탁구단 감독:

왜냐하면 워낙 남쪽이나 북쪽에서 관심을 많이 가지고 계셨잖아요. 그래서 4천만이 보는 경기가 아니라 7천만이 보는 경기가 되다 보니까. 저희들이 자동으로 몰입이 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던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잘 해주기를 바랐으니까.

▷ 김성준/진행자:

그 당시에는 혹시 남북 단일팀이 성사됨으로 해서 경기에 나갈 수 있었던 우리 선수가 못 나가는 불이익을 받은 경우가 있었습니까?

▶ 현정화 마사회 탁구단 감독:

사실 단체전을 하게 되면 엔트리가 4명밖에 없지 않습니까. 그렇게 됐을 때 북쪽에서 2명, 남쪽에서 2명만 들어와야 했기 때문에. 우리 쪽 선수 2명이 빠져야 되는 불이익을 당한 것은 맞죠.

▷ 김성준/진행자:

그 선수들은 그러면 개인전에도 참가를 못 했고요.

▶ 현정화 마사회 탁구단 감독:

그 선수들은, 저희 탁구 같은 경우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전이라는 종목이 또 있지 않습니까. 단체전 하나만 있는 게 아니고요. 그래서 그 개인전들은 다 나갈 수 있게끔 ITTF, 지금의 세계탁구연맹에서 전부 할애를 해주셨거든요. 그래서 개인전은 나갈 수 있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결과적으로 개인전은 나갔군요.

▶ 현정화 마사회 탁구단 감독:

네. 그렇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당시에 그 선수들이 개인전에 나갈 수 있게 된 것도 원래 규칙으로는 안 되는데 좀 양해를 해 준 면이 있는 것이로군요. 세계탁구연맹에서.

▶ 현정화 마사회 탁구단 감독: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틀렸던 건데요. 남쪽도 5장의 티켓이 있는 것이고, 북쪽도 5장의 티켓이 따로 있는 것이잖아요. 그런데 한 팀으로 합쳐졌기 때문에 너희는 5명만 나와야 한다, 4명만 나와야 한다. 이런 것이 아니라 10명의 선수를 다 인정해준 거죠. ITTF에서. 그래서 그렇게 할 수 있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여러 가지 경우가 다릅니다만. 지금 2018년의 평창 동계올림픽 얘기로 넘어왔으면 좋겠는데요. 어쨌든 여자 아이스하키가 남북 단일팀으로 구성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진 상황이고. 그렇게 되면 우리 팀에서 북한 팀을 몇 명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받아야 되는 상황. 그런 상황은 91년과 똑같은 상황이 전개되는 건데. 이 상황에서 선수들 심정을 예상하실 수 있으시겠어요?

▶ 현정화 마사회 탁구단 감독:

아무래도 티켓을 못 받는 선수들이 발생하잖아요. 그렇게 되면 그 선수들의 자괴감이나 상실감이 크지 않겠습니까? 그런 것들을 충분히 대화를 통해서 해소를 시켜주시고. 또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끔 다른 조치를 해주시고. 또 보상 차원도 많이 얘기를 해주시면 조금은 이해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만일에 해야 된다고 하면 그런 방법을 저는 꼭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사실 올림픽에 출전을 생각했던 선수라는 한 인간의 입장에서 볼 때는. 선수로서 출전을 해서 한 게임이라도 뛰는 것과 뛰지 못하는 것은 어떤 보상을 받는다 하더라도 비교가 되지 않는 차이가 아닌가 싶은데.

▶ 현정화 마사회 탁구단 감독:

네. 그렇겠죠. 그래서 만일에 그런 합의를 못 끌어내신다고 하면. 안 하느니만 못 하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이 돼요. 그런데 어떤 합의점이 나오고 그렇게 했을 경우에는 모든 사람들이 다 이해가 되는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듭니다.

▷ 김성준/진행자:

예. 지금 여러 논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만. 올림픽은 정말 선수들의 축제고. 그렇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피해가 가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하나가 있고. 또 남북 단일팀이라는 게 경색됐던 남북 관계에서 민족의 화합과 한반도의 평온을 위해서 이렇게 큰일인데 이건 선수 개인들이 양보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맞붙고 있는 상황인데.

▶ 현정화 마사회 탁구단 감독:

무조건 양보를 하라고는 전 안 하셨으면 좋겠고요. 어떤 차원이든 대화가 먼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선수들의 마음을 위로해줘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것이 되었을 때에 다른 3차적인 부상이나 이런 게 들어갔으면 좋겠고요. 그렇지 않으면 안 하느니만 못 한 경기가 되니까 안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습니다. 너무 촉박하고 그렇기 때문에요.

▷ 김성준/진행자:

제가 두 가지 맞붙는 의견 중에서 어느 쪽을 선택하시라고 질문을 일부러 안 드리겠다고 말씀을 꺼낸 건데. 어느 정도는 절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고요. 이왕이면 선수들에게는 피해가 안 갔으면 좋겠다는 입장으로 저희가 이해해도 되겠습니까?

▶ 현정화 마사회 탁구단 감독:

예. 그렇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마지막으로 간단하게요. 리분희 선수와는 요즘은 교분이 없으시겠죠? 편지를 나누신다거나.

▶ 현정화 마사회 탁구단 감독:

할 수가 없는 거죠.

▷ 김성준/진행자:

근황은 알고 계십니까?

▶ 현정화 마사회 탁구단 감독:

장애인 스포츠 관련된 쪽에서 일을 한다는 얘기는 제가 들었고요. 지난번에 영국 런던에서 경기를, 패럴림픽 단장으로 왔었다는 얘기까지는 들었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그 때 현 감독님은 런던을 못 가셨죠?

▶ 현정화 마사회 탁구단 감독:

런던 올림픽은 감독으로 갔었는데요. 패럴림픽은 제가 못 갔습니다. 그래서 만나지 못했죠.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어쨌든 우리 현 감독님 말씀하신 것처럼 현명한, 솔로몬의 지혜 같은 현명한 결론이 나왔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현정화 마사회 탁구단 감독:

네. 감사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91년 남북 단일 탁구팀을 이끌었던 현정화 마사회 탁구단 감독의 말씀을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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