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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연예기자24시] 정용화, 합격보다 `배움의 무게`를 알았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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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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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밴드 씨엔블루 정용화가 정식 면접시험을 치르지 않고, 경희대 대학원 박사과정에 합격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정용화와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는 '편법 입학'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당사자만 고개를 가로저을 뿐, 대중은 날선 눈초리로 이번 사건을 지켜보고 있다.

정용화는 2016년 경희대 응용예술학과 일반대학원 박사과정 지원했다가 면접시험장에 나오지 않아 0점 처리돼 불합격했다. 2달 후 이뤄진 추가 모집에서도 면접에 불참했으나 이번에는 최종합격했다. 면접장에 나오지 않아도 합격할 수 있었던 것은 이 모 교수가 정용화를 따로 만나 개별 면접을 봤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FNC 측은 "소속사나 정용화는 학칙을 위반해 편법으로 입학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지만, 물의를 빚은 데 대해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정상적인 면접 절차를 거쳐 대학원에 합격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 정용화는 개별면접 역시 정상적인 면접절차인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정용화는 소속사가 짜 준 일정에 따라 면접을 본 것이다"고 해명했다.

FNC 측은 "정원미달로 실시된 2017년도 추가 모집시 지원자는 모두 합격될 정도로 경쟁이 없었으므로, 정용화가 들어가기 어려운 과정을 특혜를 받아 부정하게 입학한 것도 아니고, 대중의 평판을 생명으로 삼고 있는 인기연예인으로서는 그럴 이유도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용화가 앞선 모집 과정에서 면접장에 나오지 않아 탈락한 것을 살펴보면 이 설명은 석연치 않다. 면접장에 가지 않아 0점 처리된 것은 '지원자는 필히 면접장에 나와야 한다'는 뜻이다. 공개 모집되는 통상적인 절차다. 추가 모집이라고 해도 면접 기준 자체가 바뀌지 않았을 것이다. 개별 면접을 '정상적인 면접 절차'로 이해했다는 부분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FNC 측이 강조한 '정원 미달'은 논외로 해야 한다. 정용화 대학원 입학 과정 논란은 합격 여부가 아니라 일반적인 경우와 다른 합격 과정을 따랐다는 것이다. 아무리 정원 미달이 된다고 해도 정상적인 절차를 밟지 않으면 '자격 미달'이다. '지원자는 모두 합격될 정도로 경쟁이 없었다'는 이번 논란에서는 중요하지 않다.

결국 정용화에게 가장 어려운 과정은 면접이었다. 한국은 물론 해외 활동이 잦은 정용화가 처음 지원에서 탈락한 것도 면접장에 가지 못해서였다. "어려운 과정을 특혜를 받아 부정하게 입학한 것이 아니다"고 FNC 측은 강조했으나 정용화에게 '어려운 과정'은 공개적으로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 참석하는 면접이었다. 정용화는 비교적 탄력적으로 시간대를 조정할 수 있는 개별 면접으로 합격했다. '일정이 바쁜 연예인'으로서 특혜를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정용화는 대학원 입학 논란이 불거진 후 "이유가 무엇이든, 진실이 무엇이든, 모든 게 제 잘못임을 알고 있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 저에 대해 어떤 말씀을 하시든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자필로 사과했다. 현재 출연 중인 올리브 예능프로그램 '토크몬'에서도 하차하기로 했다.

정용화가 억울하게 느낄 수 있는 측면도 있다. 이 교수가 정용화 측에 개별 면접을 먼저 선뜻 제안했고, 면접을 대수롭지 않은 절차로 설명했을 수 있다. 정용화는 별다른 의도 없이 모집 과정의 키를 쥐고 있는 대학원 측의 제안에 따른 것에만 그쳤을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향후 조사를 통해 자세히 밝혀질 것이다.

대학은 학문과 진리를 탐구해야 할 '상아탑'으로 불린다. 더군다나 박사 과정을 마치면 학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한 분야의 전문가로 인정받는다. 정용화가 학문에 대해 얼마나 진중한 자세로 임해왔는지에 대해 잣대를 들이밀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소속사와 학교 측에서 권유하는 대로 대학원 박사과정 개별 면접을 보고, 당연히 합격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은 그동안 배움의 과정에서 그 무게를 크게 느끼지 못했던 것으로 비친다.

in999@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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