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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TF현장] 한우 선물세트가 10만원? '새 김영란법' 효과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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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김영란법(청탁금지법) 개정 시행에 따라 이날부터 농축수산물에 한해 선물가액 한도가 기존 5만원에서 10만원까지 상향됐다.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은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 코너를 마련해 10만원 이하 농축수산물 실속 선물세트를 대거 선보이고 있다. /을지로=안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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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개정' 첫날 백화점, 소비자‧농가 '윈윈효과' 기대

[더팩트│을지로‧신촌=안옥희 기자] "김영란법 덕분에 합리적인 가격대의 선물세트 구매가 가능해졌다."(직장인 이 모 씨)

17일 공직자 등에게 줄 수 있는 선물 가액 한도가 농축수산물에 한해 10만원까지 올라가는 내용의 김영란법(청탁금지법) 개정안이 시행된 가운데 <더팩트>가 설 선물세트 사전 예약 고객맞이에 분주한 서울 시내 주요 백화점(롯데백화점‧신세계백화점‧현대백화점)을 찾았다.

이번 법 개정으로 농축수산물의 선물가액이 기존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상향되면서 백화점 3곳 모두 사전예약 기간인 이날 육류, 수산물, 과일 등으로 구성된 10만원 이하의 실속형 선물세트를 선보이고 있었다. 기본적으로 수십만원을 호가해 5만원 선물세트로 구성하기 어려웠던 국내산 한우, 굴비, 과일 등도 법 개정을 통해 10만원 이하 가격대의 선물세트로 만나볼 수 있게 됐다. 백화점들은 고가인 농축수산물을 소포장 단위로 다양한 가격의 선물세트로 구성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실제 이날 주요 백화점을 취재한 결과 10만원 이하 농축수산물 선물세트 중 국내산이 수입산보다 많았다. 법 개정 전인 지난해 추석 기간 수입산 비중이 더 높았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농축수산물은 기존 선물가액 한도인 5만원 금액에 맞추기가 어려워 법 개정 전에는 수입산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며 "이번에 10만원으로 상향되면서 국내산으로 가격 맞추기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김영란법 개정은 공직자 등 법 적용 대상이 아닌 일반인들에게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었다. 백화점들이 법 개정에 맞춰 5만~10만원대 상품 구색을 강화한 데 따라 고가인 농축수산물을 큰 부담 없이 합리적인 가격대로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한편에 마련된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 매대 앞에서 만난 직장인 이 모 씨는 공직자가 아닌 일반인도 김영란법의 수혜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서 씨는 "(김영란법 시행)전에는 백화점에서 명절 선물세트를 살 때 고가 일색이라서 비용부담이 컸다. 이번에 개정되면서 한우나 과일세트도 10만원 미만으로 얼마든지 구입할 수 있게 돼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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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선물가액 한도인 5만원 선물세트로 구성하기 어려웠던 국내산 한우, 굴비, 과일 등도 이날 김영란법 개정 시행을 통해 10만원 이하 선물세트로 만나볼 수 있다. /안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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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법 개정의 효과는 선물세트 수요가 몰리는 다음 달 명절 전 주에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식품 매장 직원은 "아직은 선물세트 구입 상담 고객이 많지 않을 때다. 농축수산물의 경우 오래 보관할 수 없어 미리 구매하지 않고 통상적으로 명절에 맞춰 구매하므로 명절 전 주가 피크다"고 예상했다.

주요 백화점은 김영란법 개정안에 맞춰 5~10만원대 상품을 대폭 늘려 지난달부터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에 돌입했다. 특히 10만원 이하의 실속형 농축수산물 선물세트의 인기가 뜨겁다.

롯데백화점은 10만원 이하의 실속형 상품 비중을 지난해 93개 품목에서 올해 136개 품목으로 46% 이상 늘렸다. 이 중 10만원 이하 농축수산물 선물세트 품목 수를 지난해 30개에서 57개로 두 배 가까이 늘렸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설 대비 10만원 이하 선물세트를 156개로 33% 늘렸다. 현대백화점도 10만원 이하 농축수산물 선물세트 종류를 지난해 설보다 50%가량 늘렸다.

매출도 껑충 뛰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14일까지 사전 예약판매 매출이 25%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이달 5∼15일 예약판매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8.6% 늘었다. 현대백화점 역시 예약판매 매출이 50.4% 증가했다.

유통업계는 이번 법 개정으로 눈에 띄는 매출신장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법 개정 취지대로 한동안 위축됐던 농축수산물의 소비 촉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법 개정으로 농축수산물 선물가액 한도가 10만원으로 상향되면서 지난해보다 국내산 상품을 대폭 늘릴 수 있었다"며 "고객들은 국내산 선물세트를 10만원 이하 합리적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어 좋고 국내 농가도 재고부담 없이 더 많은 상품을 팔 수 있는 '윈윈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ahnoh0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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