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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韓·美·中 규제악재에 반토막… 비트코인 '검은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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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 화폐 가격이 국제시장에서 하루 사이에 폭락했다. 17일 비트코인 국제 시세는 한때 심리적 지지선인 1만달러 아래로 떨어졌고, 국내에서도 잠시이지만 사상 최고가의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한국의 가상 화폐 거래소 폐쇄 시사, 중국의 개인 간 모바일 거래 금지, 미국의 미(未)승인 거래소 경고 등 3대 규제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17일 국내 최대 가상 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대표 가상 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이 이날 오전 1250만원 밑으로까지 떨어졌다. 열흘 전 기록한 최고점(약 2550만원) 대비 반 토막이 난 것이다. 또 다른 가상 화폐 거래소인 코인원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1151만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날 오후 10시 50분 현재 1260만원대(빗썸 기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16일 오전까지만 해도 1800만~1900만원 선이던 것과 비교하면 낙폭이 20~30%에 달한다.

조선비즈


비트코인, 한 달 새 반 토막

이날 국제 시세도 곤두박질쳤다.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세계적 가상 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코인베이스(Coinbase)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한때 9969달러까지 떨어져 1만달러를 밑돌았다. 전날 최고가(1만4079달러)에서 29% 떨어진 것이다. 지난해 12월 17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1만9115달러)와 비교하면 거의 반 토막이 났다. 비트코인 가격이 1만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1월 말 이후 처음이다. 이더리움과 리플 등 알트코인(비트코인 이외의 다른 가상 화폐) 가격도 동반 하락했다. 지난 4일 3.84달러(코인마켓캡 기준)까지 올랐던 리플은 이날 오전 90센트까지 폭락해 지난해 12월 21일 1달러를 돌파한 뒤 한 달 만에 1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이더리움은 한때 875.5달러까지 추락했다. 지난 13일 최고점(약 1433달러)을 기록한 이후, 나흘 만에 40%가량 폭락했다. 오후 10시 50분 현재 가상 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15%가량 하락한 1만228.7달러, 이더리움과 리플은 각각 873.82달러(-21.5%), 1.04달러(-26.5%)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각국 정부의 규제 강화가 찬물

전 세계 가상 화폐 시장이 직격탄을 맞은 것은 한국과 중국 정부가 가상 화폐에 대한 강경한 규제 방침을 거듭 내비쳤기 때문이다. 한국은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16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가상 화폐) 거래소 폐쇄안은 살아있는 옵션"이라고 한 발언이 화근이 됐다. 청와대는 지난 11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거래소 폐쇄 검토' 방침을 밝힌 후 여론의 뭇매를 맞으며 시장이 크게 흔들리자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며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이날 김 부총리 발언으로 거래소 폐쇄안에 다시 불이 붙었다.

여기에 중국이 개인 간 가상 화폐 거래를 하는 모바일 앱뿐 아니라, 해외 가상 화폐 거래 사이트 접속을 차단하는 방침을 세웠다는 소식이 블룸버그통신 등을 통해 전해진 것도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중국은 지난해 9월에도 가상 통화 거래 사이트를 폐쇄하는 초강경 조치를 내린 바 있다.

비교적 가상 화폐 거래가 자유로운 미국도 채찍을 들기 시작했다. 16일(현지 시각) 가상 화폐 거래소 비트커넥트(Bit Connect)가 텍사스·노스캐롤라이나주 당국으로부터 미승인 매매를 했다는 이유로 경고를 받아 가상 화폐 거래를 중단했다. 미국에선 증권법 등으로 가상 화폐 거래소를 규제하는데, 비트커넥트가 제대로 등록을 하지 않고 가상 화폐 거래를 중개했다는 것이다. 미국에선 세계 5위 거래소인 크라켄의 서버가 지난 11일부터 사흘간 먹통이 되는 일까지 겹쳐 투자 심리가 급랭했다. 유럽 증권시장감독국 스티븐 마이주 의장이 17일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모든 돈을 잃을 각오를 해야 한다"고 경고하는 등 각국 감독 당국의 투기 경고도 강해지고 있다. 박녹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은 한국과 중국의 규제 리스크로 인한 가상 화폐의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가격 저점과 방향성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섭 기자(oasi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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