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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로힝야 괴롭히던 미얀마 서부 불교도, 토착 왕조 추모하다 경찰에 7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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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미얀마의 붉은 불교도들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미얀마의 서쪽 끝 라카인주에서 16일 불교도 시위대에 경찰이 발포해 최소한 7명이 사망했다고 17일 AP 통신과 BBC가 미얀마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전날 라카인주의 토착 불교도 주민 4000여 명이 옛 아라칸 왕조의 멸망을 추모하는 연례 집회를 당국이 금지한 데 반발해 음라우크 우에 모인 뒤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 사망자 외에 부상자가 다수 나와 병원으로 옮겨졌다.

라카인주는 방글라데시와 접한 인도양 변 지역으로 2012년 군정의 민정 이양 후 불교도 주민들이 노골적으로 무슬림 로힝야족을 괴롭히기 시작하면서 뉴스의 고장이 됐다.

인구가 6000만에 가까운 미얀마는 50개가 넘는 토착 종족 및 민족이 혼거하고 있으며 이 중 상당수가 군부 독재 시절부터 수십 년 동안 미얀마 정부군과 대적하고 있다. 버마족이 최대 민족인 가운데 소수계 종족이 전 인구의 40%를 점한다.

전날 사건이 발생한 음라우크 우는 아라칸 왕조의 수도 유적지로 매년 라카인 사람들은 200여 년 전인 1787년 버마군에 의해 왕조가 정복 당하고 멸망한 역사를 기념해왔다.

그러나 올해 미얀마 당국은 집회 개최를 허가하지 않았다. 아라칸족 불교도 주민들은 당국이 집회 금지를 사전에 통보하지도 않았다면서 관공서를 둘러싸고 항의하다 이윽고 건물을 난입해 경찰이 총을 쏘기에 이르렀다고 AP 통신이 현지 관리들을 인용해 전했다.

경찰은 고무 탄알을 사용하며 해산을 종용했으나 군중들이 돌멩이와 벽돌을 던지가 실탄을 사용했다 관리들은 주장했다.

한편 라카인주에 모여 살던 무슬림 로힝야족은 당국의 묵인 아래 저질러지는 불교도 주민들의 방화, 약탈 및 강간, 살인 등을 견뎌왔다. 불교도들은 로힝야족이 100여 년 전 방글라데시에서 무단으로 넘어와 미얀마에 정착했다며 다시 돌아가라고 윽박질렀다. 로힝야족은 정부로부터 국적을 부여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정부군이 로힝야 무장세력의 검문소 공격을 구실로 마을을 불 지르고 살인 강간을 조직적으로 벌이자 8월25일부터 속수무책으로 마을을 버리고 방글라데시 국경을 넘어 피신했으며 그 수가 달포 만에 65만 명에 달했다.

전날 미얀마 정부와 방글라데시 정부는 이들 로힝야 난민의 미얀마 귀환 일정을 합의했다. 아라칸 불교도들의 시위는 이 사실과 아무런 연관이 없다.

k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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