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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임성재, 웹닷컴투어 데뷔전 우승..PGA 직행 예약(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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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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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너무 기뻐서 믿어지지가 않는다.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다.”

임성재(20)가 2018시즌 미국프로골프(PGA) 웹닷컴(2부) 투어 개막전 바하마 그레이트 엑슈마 클래식(총상금 60만 달러)에서 우승해 다음 시즌 PGA 투어 직행을 예약했다.

임성재는 17일(한국시간) 바하마 샌달스 에메랄드 배이 골프장(파72)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쳐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우승했다. 임성재는 이날 3라운드 잔여경기를 먼저 치르고 이어 4라운드까지 경기하는 강행군 속에서도 7타를 줄이는 무서운 뒷심과 집중력으로 카를로스 오티스(멕시코·9언더파 279타)를 4타 차로 따돌리고 완벽한 우승을 차지했다.

2016년 프로 데뷔 이후 첫 우승이자, 웹닷컴 투어 역대 두 번째 최연소 우승이다. 최연소 우승 기록은 전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데이(호주)가 갖고 있다. 데이는 2007년 파이낸셜그룹 클래식에서 19세 7개월 26일의 나이로 우승했다. 김시우(23)는 지난 2015년 스톤브래클래식에서 21세 2개월의 나이로 우승했다. 임성재는 1998년 3월 30일 생으로 이날 만 19세 9개월 17일이다. 데이에 이은 역대 두 번째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웠다.

임성재는 2015년 고등학생 신분으로 프로 무대에 뛰어들었다 국내와 일본프로골프투어를 동시에 도전해 양쪽 투어의 시드를 모두 손에 쥐었다. 프로 생활은 일본에서 시작했다. 첫해 상금랭킹 59위에 올라 60위까지 주어지는 시드를 간신히 유지했다.

2년 차부터 무섭게 성장했다. 2017시즌 23개 대회에 출전해 2개 대회를 제외하고 모두 30위 이내에 들었다. 컷 탈락은 겨우 한 번 뿐이었고, 9차례는 ‘톱10’에 들었다. 그 덕에 우승이 없었음에도 상금랭킹 12위(6244만1879엔)로 시즌을 마감했다.

2년 동안 일본에서 실력을 가다듬은 임성재는 더 큰 꿈을 꿨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 있는 미국 PGA 투어 진출을 위해 웹닷컴 투어라는 밑바닥 인생을 자처했다. 웹닷컴 투어는 메이저리그(MLB)의 더블A 또는 트리플A처럼 빅리그로 진출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무대다. 예비스타들이 모여 있는 곳이지만, 대우는 형편없다. 총상금은 PGA 투어의 10분의1 수준이고, 미국을 넘어 남미에서도 대회가 열려 고된 투어활동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이 무대에서 살아 남은 선수는 PGA 투어에서도 실력을 인정받는다. 지난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시우는 물론 소니오픈에서 우승한 패튼 키자이어(미국) 모두 웹닷컴 투어를 통해 성장했다. 임성재는 지난해 12월 열린 웹닷컴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를 2위로 통과, 올해부터 미국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데뷔전 우승은 꿈도 꾸지 않았다. 임성재는 우승 뒤 이데일리와 전화 통화에서 “웹닷컴 투어로 가기 전에 선배들로부터 ‘엄청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살짝 긴장했었다”면서 “이렇게 첫 대회에서 우승할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는데, 내가 무슨 일을 한 건지 잘 모르겠다”고 어리둥절했다.

지난 2년 동안의 투어 활동이 큰 도움이 됐다. 일본에서 우승은 없었지만, 여러 번 선두로 나섰던 경험이 있었다. 임성재는 “일본에서 우승 기회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너무 신경을 써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면서 “오늘은 스코어를 보지 않고 내 경기에만 집중했다. 마지막 홀에서 5타 차 선두인 것을 확인하고 그때 ‘드디어 우승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어린 나이답지 않은 침착한도 우승을 이끌었다. 그는 “4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기회가 왔으니 절대 놓치지 말자’고 다짐했다”면서 “경기를 앞두고 ‘성재야 넌 할 수 있어’라고 나에게 주문하면서 마음을 다스렸고 용기를 줬다”고 떨렸던 순간을 돌아봤다.

데뷔전 우승이라는 성과를 거뒀지만 자만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임성재는 “앞으로 다가올 무대에서는 더 크고 더 강한 선수들과 겨뤄야 한다”면서 “우승했지만 이제 시작이다. 남은 대회에서 많이 부딪히고 경험하면서 더 강한 선수로 거듭나겠다. 절대 자만하지 않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임성재는 이번 우승으로 2018-2019시즌 PGA 투어 진출을 예약했다. 웹닷컴투어 시즌 최종 상금랭킹 25위까지 차기 년도 PGA 투어 출전권을 준다. 우승상금 10만8000달러를 획득한 임성재는 상금랭킹 1위에 올랐다.

데뷔전을 마친 임성재는 이어지는 바하마 그레이트 아바코 클래식(1월21~24일)과 파나마클래식(2월1~4일), 콜롬비아 챔피언십(2월8~11일)까지 출전할 뒤 귀국해 고향인 제주도에서 설을 보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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