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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여군 최초 戰車 조종수 "막강한 전투력에 반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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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기계화보병사단 임현진 하사

부사관학교 졸업 후 수석 임관… 16개월간 2000㎞ 무사고 주행

"모든 임무 죽을 각오로 임한다"

임현진(24) 하사는 "탱크를 사랑한다"고 했다. "전쟁터에서 단숨에 적 전차를 파괴해 버리는 강력한 전투력과 웅장함에 반했습니다." 그는 우리 군 최초·유일의 여군 전차(戰車) 조종수다.

중학생 때부터 군인이 꿈이었던 임 하사는 대구 수성대학 군사학과에 진학했다. 그는 기갑병과로 처음 임관한 여군 5명 중 한 명이다. 육군은 2014년 기갑·포병·방공·군종병과를 여군에게도 개방했다. 임 하사는 2015년 9월 육군부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수석 임관한 후 여군 최초로 수도기계화보병사단 K1A2 전차 포수가 됐다.

조선일보

여군(女軍) 최초로 전차(戰車) 조종수로 활약하고 있는 임현진 하사가 K1A2 전차 조종석에 앉아있다. 그는“포탄이 표적에 명중했을 때 성취감과 짜릿함은 말로 설명할 수 없다”고 했다. /장련성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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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목표를 잘 맞히지 못하고 실수만 반복했습니다. 그러나 전차 전문가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처음부터 차근차근 꼼꼼하게 훈련을 했더니 명중률이 높아졌습니다." 임 하사는 "포탄이 표적(標的)에 명중했을 때 성취감과 짜릿함은 말로 설명할 수 없다"고 했다.

임 하사는 2016년 9월 포수에서 조종수로 임무를 바꿨다. 지금까지 2000㎞를 무사고(無事故) 주행했다. 이달 15일부터 경기도 포천에서 혹한기 훈련 중인 그는 "전차에 냉난방시설이 없어 겨울엔 많이 춥고 내부도 비좁아 임무 환경이 좋지는 않다"면서도 "전차장과 포수, 탄약수, 조종수 등 '4인 1조'로 협동해 임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어떤 상황이든 극복하고 이겨낼 수 있다"고 했다. 모든 전차 승무원은 약 35㎏ 무게의 포탄과 무거운 공구, 부속품을 다뤄야 한다. 6~8시간 연속으로 기동훈련을 할 때도 있다. 여군(女軍)이라서 어려움은 없을까.

"저는 '여자라서 힘들 텐데 할 수 있겠느냐'는 말을 듣기 싫습니다. 저는 강하기 때문에 모두 잘해낼 수 있습니다."

유도 3단인 임 하사는 중·고교 때 5년 동안 유도 선수로 활동했다. 지금도 부대나 숙소 헬스장에서 매일 운동하고 전투체육시간에 풋살 선수로 뛴다. 육군 관계자는 "다른 장병들이 체력에서 임 하사에게 뒤지지 않으려고 열심히 운동한다"며 "그 덕분에 부대 전체의 전투력이 오르고 있다"고 했다.

임 하사의 좌우명은 '무슨 일이든 죽을 각오로 하자'다. 그는 "원래는 '죽기살기로 하자'였는데 살겠다고 생각하니 정말 힘든 순간이 오면 포기하고 싶더라"며 "모든 임무에 죽을 각오를 다해 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적이 공격하면 평소에 키운 막강한 전투력으로 단숨에 격멸하겠다"고 했다.

임 하사의 1차 목표는 전차장(戰車長)이 되는 것이다. 그는 "육군 부사관 중 최고 계급인 육군본부 주임원사가 되는 게 최종 목표"라고 했다. 육군은 지난 2년간 여군 부사관을 기갑병과로 뽑지 않았다. 임 하사 등 5명에 대해 임무수행능력을 평가한 뒤 그 결과를 토대로 추가 선발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었다.

육군 관계자는 16일 "5명 모두 임무수행 양호 판정을 받았다"며 "올해에는 여군 14명을 기갑병과로 뽑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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