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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활 쏘러 카페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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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양궁장에 카페 접목… 장비 대여부터 전문가 지도까지

정적 운동 선호하는 여성에게 인기

활 시위를 당겼다 놓는다. 손에서 달아난 화살이 20m를 한순간 날아간다. 노려본 곳은 과녁인데 꽂힌 곳은 엉뚱한 벽이다. 양궁장을 감독하던 전직 양궁 선수가 다가와 팔꿈치를 어깨까지 올리라고 다그친다. 팔을 올려 쏴보니 온몸의 근육이 땅긴다. 4발을 쏘니 팔이 떨려 활을 놓았다.

조선일보

‘양궁카페’는 실내에 간이 양궁장을 설치해 놓고 음료와 스낵을 판다. /애로우팩토리


전 국민이 '보는 스포츠'였던 양궁이 직접 즐기는 생활 스포츠로 인기다. 활쏘기 유행 중심에는 '양궁카페'가 있다. 10~30m 길이의 실내양궁장과 음료·스낵을 파는 카페를 접목한 공간이다. 지난해 초부터 서울 신촌·홍익대·강남 등 번화가를 중심으로 생겨나기 시작해 전국 50여 곳으로 늘었다. 바람 부는 야외에서 70m 이상 떨어진 과녁을 향해 쏘는 선수용 양궁장보다 활쏘기가 훨씬 수월하다. 양궁에 필요한 리커브·컴파운드 활이나 퀴버(화살통), 암가드(팔 보호장비)도 대여해준다. 전문가 영역이었던 양궁 진입 장벽이 낮아진 이유다.

실내양궁장은 여성들에게 인기가 좋다. 땀을 흘리지 않고 실내에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강동구에 있는 '슛앤샷' 관계자는 "정적인 운동을 선호하는 20~30대 여성들이 친구나 연인을 데리고 오는 경우가 많다"며 "심신단련을 위해 월 단위 정기권을 끊어 매주 찾아오는 가족 단위 고객도 있다"고 했다. 가격은 화살 10발 쏘는 데 5000원, 1시간 이용에 2만원 선이다. 추가로 비용을 내면 전직 양궁 선수로부터 직접 지도를 받을 수 있는 곳도 있다.

인터넷에서는 양궁이 트렌디한 레저 활동으로 소문을 탄다. 인스타그램에서 '양궁'을 검색하면 활 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 수만개나 뜬다. 안전사고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한양궁협회 관계자는 "양궁은 섣불리 쐈다가 다른 사람에게 큰 부상을 입힐 수 있는 위험한 스포츠"라며 "과녁 앞으로 사람이 뛰어들거나 음주자가 활을 잘못 쏘는 일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양궁카페에 반드시 안전 관리자가 상주해야 한다"고 했다.

[표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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