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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리포트+] 유리에 베이고 못에 찔리고…환경미화원 자녀의 눈물 어린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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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한 누리꾼이 SNS에 올린 글입니다. 아버지가 환경미화원이라고 밝힌 작성자는 "한국에서는 작업이 늦은 밤과 새벽에 이뤄져 사고도 많다"며 "아버지뿐만 아니라 많은 환경미화원들이 쓰레기 냄새 때문에 식당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힘들다"고 털어놨습니다.

오늘(16일) 환경부는 국무회의에서 행정안전부·고용노동부·산업통상자원부·국토교통부·경찰청 등 정부 부처,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환경미화원 작업 안전 개선대책'을 발표했는데요. 오늘 리포트+에서는 환경미화원들의 근무 실태에 대해 짚어보고 정부가 발표한 대책에는 어떤 내용이 포함됐는지 정리해봤습니다.

■ 녹슨 못에 찔려 사망까지…환경미화원 사망·부상 사고 2년여간 1500건

지난해 11월 겨울, 환경미화원들의 안타까운 사고 소식이 연이어 들려왔습니다. 광주에서 59살 환경미화원 서 모 씨가 후진하는 청소차에 치여 목숨을 잃은 지 보름 만에 57살 미화원 노 모 씨도 청소차 적재함 문에 머리가 끼여 숨진 겁니다.

근로복지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업무 중 사고로 다친 환경미화원은 1천 465건에 달했습니다. 같은 기간 교통사고와 추락으로 인한 골절, 심장질환 등의 내부기관 상해, 질식·익사 등으로 숨져 산재 신청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환경미화원 사고도 15건으로 집계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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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차로 사고가 나는 경우도 있지만 길에서 쓰레기를 치우다 목숨을 잃는 미화원들도 있습니다. 지난 10일에는 도로에서 작업하던 환경미화원이 인근 공사장에서 날아온 쇠파이프에 맞아 숨졌습니다. 지난 2015년에는 40대 환경미화원이 새벽 근무 중 깨진 액자를 치우다 녹슨 못에 손목을 찔려 파상풍으로 숨지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이마저도 집계된 사고일 뿐 실제로 벌어지는 크고 작은 부상은 더 많습니다. 실제로 SNS에서 환경미화원 아버지의 고충을 털어놨던 누리꾼은 SBS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빙판에서 일하다 넘어져 이마가 찢어지거나 사람들이 버린 유리 조각에 무릎, 손바닥이 베여 응급실을 찾은 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 1명이 1100가구 담당, 3시간 자고 출근…쉴 수 없는 환경미화원

왜 환경미화원들은 계속 이런 사고에 노출되는 걸까요? 우선 미화원의 작업 환경이 문제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지방자치단체별로 다르지만 우리나라 환경미화원들은 야간작업이 많습니다. 낮에 작업하면 보기에 안 좋다는 시민들의 민원이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또 미화원들이 처리해야 하는 쓰레기양도 어마어마합니다. 143명의 환경미화원이 생활 쓰레기를 수거하는 마포구의 경우 미화원 1명이 하루 동안 담당하는 세대 수가 1,100가구가 넘습니다.

마포구의 환경미화원들은 매일 밤 9시부터 새벽 6시까지 주 6일을 연속해서 일하지만 한 달 급여는 300만 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과거에는 구청 소속의 준 공무원이었던 미화원들이 대거 민간화·용역화되면서 장기간 수의계약을 통해 업무를 하는 상황입니다. 목숨을 위협받는 환경에서 매일 일하면서도 '비용 절감' 등의 이유로 환경미화원들의 안전은 무시되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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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미화원 안전 대책 마련한 정부...앞으로가 중요!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환경미화원들의 작업 환경을 개선하고자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환경부는 오늘 국무회의에서 올 상반기 안에 폐기물관리법을 개정해 청소차에 후방 카메라 등을 부착하고, 적재함 덮개에 안전장치 설치를 의무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안전모·안전화·절단방지 장갑 등 환경미화원의 안전 장비 품목을 정하고 착용도 의무화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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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새벽 작업으로 인한 환경미화원의 피로 누적과 야간작업 중 발생하는 사고 위험을 줄이기 위해 환경미화 작업이 낮 시간대에 이뤄지도록 할 방침입니다. 김은경 환경부 장관은 "환경미화원의 안전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자 관련 부처, 지방자치단체, 시민단체와 긴밀하게 협력하겠다"고 강조하며, 약 1만 5천 명에 달하는 위탁업체 환경미화원의 임금 및 복리후생 개선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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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구성: 송욱, 장아람 / 디자인: 정혜연)

[송욱 기자 songx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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