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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진격의 차이나 머니, 메콩강 지역도 접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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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사진출처=/AF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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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김지수 기자 = 중국이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메콩강 일대 국가들을 자국의 영향력 아래로 끌어들이고 있다.

독일 도이치벨레(DW)의 1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지난주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캄보디아를 방문해 수도 프놈펜에서 훈센 캄보디아 총리와 회담했다. 리 총리의 방문 기간동안 양국은 중국의 캄보디아 투자와 관련한 협정 19개를 체결했다. 이 협정은 프놈펜과 캄보디아의 남부 항구 도시 시아누크빌을 잇는 고속도로 건설 사업, 프놈펜 국제공항 확장 사업 등 각종 건설 사업을 포함해 캄보디아 최초의 통신 위성 개발과 쌀 무역 등 다양한 분야의 양국 협력과 관련된 것이라고 현지 언론 프놈펜 포스트는 전했다.

지난 수년간 중국은 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 등 메콩강 인근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눈에 띄게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 3개국의 최대 해외 투자국일 뿐만 아니라 태국에도 갈수록 영향력을 넓히는 모습이다.

막대한 지원과 투자의 댓가로 중국은 이 지역의 석유·가스·목재 등 천연자원에 대한 접근성을 확보하고 메콩강에서 진행되는 댐 건설 사업을 지원함으로써 댐 건설 노하우를 얻고 있다. 뿐만 아니라 캄보디아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내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지지하며 아세안 내에서 중국의 든든한 대변인 역할을 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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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콩강. 사진출처=/위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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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창 총리는 중국이 앞으로 태국·미얀마·라오스·베트남·캄보디아 등 메콩강 일대 국가들에 양허성 차관을 더욱 늘려 총 70억 위안(약 1조 1600억 원)까지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랫동안 캄보디아는 주로 서양 국가의 자금 지원에 국가 발전을 의지해왔다. 그러나 캄보디아에 중국의 자금 원조와 차관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이러한 상황은 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캄보디아는 이제 공공연히 반미감정을 드러내는 지경에까지 도달했다.

중국은 서양국가들과 달리 인권 보호나 민주주의 수호를 캄보디아에 요구하지 않는다. 중국의 뒷배를 믿고 훈 센 총리는 서구사회를 강하게 비판하며 미국이 자신의 정부를 전복시키려 시도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동남아 전문가인 칼 세이어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대학교 교수는 “캄보디아가 당분간 중국과의 밀월관계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동남아 대부분이 중국의 궤도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이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있는 나라는 캄보디아 뿐만이 아니다. 중국이 국가적으로 추진하는 글로벌 인프라 건설 사업인 ‘일대일로(一帶一路·해상 및 육상 신 실크로드) 사업’에 있어 태국과 라오스는 중요한 연결고리다. 그런만큼 중국은 라오스에 중국 윈난성 쿤밍에서부터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을 거쳐 태국 방콕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및 싱가포르까지 연결되는 철도 건설을 최근 시작했다. 중국은 라오스 개발에 큰 기대를 품고 있으며 중국 기업들도 앞다퉈 라오스에 진출해 도로와 쇼핑몰 건설은 물론 비엔티안 인근에 위성도시 건설까지도 도맡고 있다.

세이어 교수는 “중국은 베트남과 라오스·캄보디아 인프라 개발에 자금을 댈 것이며, 이는 이들 국가에 대한 중국의 상업적·정치적 영향력을 강화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이나머니를 활용한 중국의 정치적 영향력 강화로 인한 효과는 특히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문제에 있어 잘 드러난다. 중국을 등에 업은 캄보디아 때문에 아세안 국가들은 남중국해 문제에 있어 하나의 통일된 의견을 내지 못하게 됐다.

조나단 스팽글러 남중국해 싱크탱크 소장은 중국이 아세안 일부 회원국을 좌우함으로써 아세안 전체의 의견을 휘두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전략은 특히 남중국해 문제에 있어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아세안 내의 의견 분열은 회원국들이 이 분쟁에 대응할 수 있는 의미있는 계획을 세우거나 결의안을 채택하는 것을 계속해서 가로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축소되고 있는 것도 메콩 국가들이 중국 쪽으로 기울게 되는 원인이다. 다만 미국이 최근 발표한 국가안보전략보고서에 태국과 필리핀·베트남·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 전통적인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개선하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은 앞으로 달라질 여지가 있다.

세이어 교수는 “(중국 투자의) 긍정적인 측면을 보면 메콩 국가들이 높은 수준의 인프라 투자로 인해 경제 성장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반면 메콩강 하부 국가들은 미국과 중국 간 주도권 싸움에서 새우등이 터질 수 있는 위험성을 안게 된다는 점이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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