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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MK인터뷰] 장원준의 2번째 FA 준비 “4년 전보다 더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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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2014년 11월 29일, 두산행을 결정한 장원준(33)은 바람을 이뤘다. 투수 FA는 성공하지 못한다는 우려를 없앴다. 당시 역대 투수 FA 최고액(4년 84억원) 계약을 한 그는 두산에서 3시즌 동안 한국시리즈 우승 2회 및 준우승 1회를 이끌었다. 과열 양상으로 논란이 제기도 했지만 두 마리 토끼를 노린 두산의 투자는 현명했다.

장원준은 야구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고 싶어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투수 FA가 성공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내 사례로 그 인식을 바꾸고 싶었다. 잘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강했다”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잘 한 선택이었다.

개인 성적도 화려하다. KBO리그 86경기에 등판해 41승 평균자책점 3.51을 기록했다. 개인 통산 100승을 넘어 130승을 향해 가고 있다(현재 126승). 특히, 그는 ‘빅게임 피처’로 불린다. 한국시리즈 통산 평균자책점이 0.77(23⅓이닝 2실점)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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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장원준은 FA 4년 계약의 마지막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장원준은 개인 2번째 FA를 준비하고 있다. 두산과 4년 계약의 마지막 시즌이다. 냉정한 바람이 부는 FA 시장이나 그의 가치는 높이 평가되고 있다. 예비 FA 중 최대어로 꼽히고 있다. 4년 전 첫 FA를 앞뒀을 때와 준비하는 게 비슷하면서 다르다는 장원준이다.

장원준은 “4년 전의 첫 예비 FA였을 때보다 더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두산에 와서 3시즌 동안 잘 했던 터라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라며 “마지막이 좋지 않다면 부정적인 시선이 따를 수 있다. (내 의지와 다르게)이제 나이가 많다며 하락세를 들 수도 있다. 그 때문에 (예비 FA로서 첫 번째보다)부담감도 더 크다. 지금껏 해왔던 것보다 더 잘 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두산의 새 시즌 목표는 정상 탈환이다. 장원준의 목표이기도 하다. 지난해에는 두산 이적 후 처음으로 ‘2등’이 됐다. 아쉬움이 컸다. 특히 그는 한국시리즈 6차전 선발 등판을 준비했다. 5차전 9회말 마지막 찬스에서 역전 드라마를 간절히 바랐으나 그의 한국시리즈 통산 4번째 등판은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장원준은 “무조건 이기기를 바랐다. 5차전을 이겨 내가 6차전 등판 기회를 얻는다면 어떻게든 최소 실점으로 막아 승부를 7차전까지 끌고 가자는 각오였다. 그런데 아쉽게 져 끝났다”라며 “2연패 뒤 준우승이라 그런 지 우승에 대한 간절함을 더 크게 느꼈다. 예년보다 더욱 동기부여가 된다. 두산은 개개인의 실력도 뛰어나나 한데 뭉쳤을 때 힘이 강하다. 올해는 꼭 정상에 다시 올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장원준의 역할도 커졌다. 두산 마운드는 개편됐다. 판타스틱4의 니퍼트, 보우덴과 재계약하지 않았으며 정재훈, 김성배도 불펜에 없다. 의문 부호가 뒤따른다. 장원준이 유희관과 함께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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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준(왼쪽)의 두산 입단식. 그는 부담감을 이겨내며 3시즌 동안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사진=옥영화 기자


장원준은 “외국인투수만 모두 교체되면서 그 같은 시선이 없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린드블럼과 후랭코프가 새 팀에서 적응만 잘 한다면 충분히 잘 해줄 것이다. 나와 (유)희관이가 잘 받쳐주면, 좋은 자극제가 돼 좋은 성적으로 이어질 것 같다”라고 했다.

장원준은 두산 이적 후 성장했다. 마운드에서 여유가 생겼다는 게 그가 꼽은 최고의 발전이다. 또 하나는 확실한 이미지를 굳혔다. 빅게임 피처, 그리고 장꾸준이다. 최소 6이닝을 책임지면서 코칭스태프가 경기 운영하는데 편할 수밖에 없다. 장원준은 최근 3시즌 동안 54번의 퀄리티스타트로 양현종(61번·KIA)에 이어 국내투수 2위에 올라있다.

이강철 두산 수석코치는 “장원준은 계산이 되는 투수다. 마운드를 운용하는데 편하다. 제구가 안정돼 자신이 던지고자 하는데 정확히 던진다. 그리고 그 이상의 커맨드가 있어 꾸준하다. 경험까지 쌓여 큰 경기도 (듬직하게)맡길 수 있다”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장원준은 이에 대해 “그 같은 이야기를 듣는 거 좋아한다. 주위에서 그 말을 들을수록 더 막중한 책임감을 갖는다.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나 또한 ‘못해도 6이닝은 버티자’는 각오로 마운드에 오른다”라고 말했다.

장원준의 시즌 목표는 늘 10승부터 시작한다. 그는 2008년부터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하고 있다. 좌투수 최초이자 현역 중 최다이다. 그가 가장 애착을 갖는 기록이다. 나아가 이 코치의 기록(10시즌)에도 도전 중이다. 그는 은퇴할 때까지 매 시즌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고 싶다는 소망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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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준(오른쪽)은 두산 마운드의 기둥이다. 사진=옥영화 기자


장원준은 “승리는 물론 탈삼진(10시즌 연속 세 자릿수)까지 연속 기록은 욕심이 난다. 의미 있는 기록이다. 구위를 최대한 유지하려고 신경을 많이 쓴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런 장원준을 지원 사격한 이 코치다. 이 코치는 “원준이가 잘 하고 있다. 부상만 없다면 충분히 깰 수 있다. 앞으로 (1군에서)같이 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최대한 많이 도와주겠다”라고 했다.

2004년 프로에 입문한 장원준은 개인 타이틀을 한 차례도 거머쥔 적이 없다. 2008년 완투 1위(4번)에 오르긴 했으나 시상 제외 기록이다. 평소 개인 타이틀에 욕심이 없다던 장원준도 평균자책점 1위만큼은 해보고 싶다. 그는 최근 2시즌 연속 2위(3.32-3.14)였다.

장원준은 “올해는 9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한 뒤 개인 최고 성적을 올리고 싶다. 특히 2시즌 연속 평균자책점 2위를 하니 아쉬움이 생기더라. 욕심이 난다. 조금만 더 하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장원준을 떠올리면, 승리 기록이 바로 생각난다. 장원준은 현역 통산 승리 2위이기도 하다. 내심 다승왕 욕심은 없을까. 그는 “그렇지 않다. 승리 기록은 나 혼자 잘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동료의 도움이 필요하다. 평균자책점과 달리 승리 타이틀 욕심은 크지 않다”라며 웃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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