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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최광해의 내 인생의 책] ①유대인 이야기 | 홍익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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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역사를 만든 종교적 신념

경향신문

2013년 봄, 이 책을 읽은 것은 순전히 베스트셀러였기 때문이다. 지구촌 곳곳에서 경제와 금융을 주도하는 유대인에 대한 관심은 컸지만 한국인이 쓴 외국 이야기는 실망스러운 경우가 많아 선택해본 적이 거의 없었다.

이 책은 나의 선입견을 완벽하게 깨주었다. 유대인이 4000년 동안 나라를 잃고 떠돌면서도 세계 역사의 주역으로 생존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다. 끊임없이 박해를 받는 고난의 역사 속에서도 종교와 이상을 지키고 실천한 것이 그들의 생존과 성공의 비결임을 흥미롭게 정리하고 있다.

하느님과의 계약을 목숨보다 소중하게 생각한 것이 신용을 근간으로 하는 자본주의를 주도할 수 있는 원천이었다. 성경을 읽어야 했기 때문에 배움과 교육을 강조했고 남보다 앞서 회계·법률 등 전문지식을 익힐 수 있었다. 유대인들의 공동체 정신도 인상적이다. 시장경제 논리에 충실하면서 돈을 많이 번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거액을 기부해 가난하고 약한 사람을 위한 공동체 복지에 썼다.

네덜란드는 유대인들이 수공업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자 유대인들로 하여금 이 분야에서 손을 떼도록 했다. 유대인들이 두각을 나타내면 어디서건 이런 식의 박해가 뒤따랐지만, 그들은 좌절하지 않고 대외무역이나 금융 등 미지의 영역을 개척하고 발전을 주도했다. 유대인들이 모이면 새로운 경제력이 형성되고 자본주의가 발전하게 된 이유이다. 오늘날의 골드만삭스에 이르기까지 유대인의 발자취를 따라 서양 역사와 자본주의 발달사를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최광해 |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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