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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인천 애관극장 매각설 '해프닝'…"근대 문화유산 보호 계기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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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 활성화, 문화유산 보존과 함께 해야"

뉴스1

1950년대 애관극장 모습.(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제공)/뉴스1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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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스1) 최태용 기자 = 우리나라 최초 실내극장으로 알려진 인천의 '애관극장' 매각설이 돌면서 지역 시민·문화단체들의 보존 요구가 이어졌다.

극장 측 부인으로 매각설은 결국 해프닝으로 막을 내렸지만 지역 근대문화 유산을 보존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애관극장 측으로부터 매각 의사가 없음을 확인했다"며 "오히려 시민단체와 언론의 지나친 관심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애관극장은 1895년 청일전쟁 때 지어진 창고를 개조해 '협률사(協律舍)'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국내 첫 활동사진 상설관으로 알려졌으며, 1912년 '축항사(築港舍)'에서 1926년 '애관(愛觀)'으로 이름을 바꿨다. 원래의 건물은 한국전쟁 당시 소실돼 현재의 극장은 1960년대 지금의 동인천역 부근에 지어졌다.

동인천 상권 부흥기에는 영업에 어려움이 없었지만, 2000년대 들어 거대 자본의 멀티플렉스 상영관에 밀려 폐관 위기를 맞기도 했다. 2004년 5개 상영관을 갖추고 재개관했지만 지역 상권이 오랫동안 침체돼 경영난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3일 오후 6시께. 주말 오후였지만 인천 중구 동인천동의 애관극장 골목은 오가는 사람 없이 한산했다. 인근 동물병원과 카페가 있는 상가 몇 군데만 불이 켜졌을 뿐 옷가게들을 비롯한 대부분의 상가는 문을 닫았다.

우현로 건너편의 신포시장과 문화의 거리는 중구에서 설치한 갖가지 조명들로 빛났다. 그러나 역시 사람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곳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젊은 사람들이 거리를 찾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동인천은 인천에서 가장 잘 나가던 곳이었다. 당시엔 왜 그랬는지 정치하는 사람들이 잘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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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전 인천 중구 가톨릭회관.(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제공)/뉴스1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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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중구는 '답동성당 일원 관광자원화 사업'을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가톨릭회관을 철거하고 주차장을 만들고 있다. 1973년 지어진 가톨릭회관은 1970~80년대 군부 독재 시절 시국회의와 농성이 열린 지역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인 공간이다.

앞서 중구는 지난해 5월에도 세제·비누 제조업체인 애경의 모기업이 공장으로 사용했던 115년 된 '애경사' 건물을 역시 주차장을 짓겠다며 철거했다.

아울러 1930년 일제 강점기 당시 지어진 송주옥(1930년)과 1939년 지어진 조일양조장, 1941년 지어진 동방극장도 모두 철거되고 표지석만 남았다.

인천시는 뒤늦게나마 역사적 지역의 역사적 건축물을 전수조사하고 문화재 지정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는 2016년 11월 했던 실태조사를 토대로 개항기인 188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지어진 건축물 233곳을 관리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 가운데 172곳(82%)이 개항장 주변인 중·동구에 밀집돼 있다.

대안예술공간 스페이스빔의 민운기 대표는 "이번 일은 지자체가 지역 문화유산의 가치를 자각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지역경제 활성화도 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의 틀 안에서 진행할 때 지속성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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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전 인천 중구 애경사.(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제공)/뉴스1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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