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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평범한 가장이 된 리암 니슨, 퇴근길 열차에선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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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스릴러 '커뮤터' 주연

중앙일보

'커뮤터' 영화 한 장면. [사진=STUDIOCANAL S.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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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리암 니슨(66)이 60대 가장으로 액션 스릴러에 돌아왔다. 25일 개봉하는 ‘커뮤터’는 기차로 출퇴근하는 평범한 보험판매원이 퇴근길 열차 안에서 위험한 음모에 빠져 고군분투 하는 이야기다. 주인공 마이클을 연기한 리암 니슨과 연출을 맡은 자움 콜렛 세라(44)감독을 지난해 미국 뉴욕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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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암 니슨은 감독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장면 분석을 하지 않고, 말도 많이 하지 않고, 스릴러 장르를 굉장히 잘 만드는 드문 재능을 지녔다”며 큰 신뢰를 드러냈다. 감독도 니슨에 대해 “굉장한 스릴러 팬이고, 말하지 않아도 의도를 다 이해하고, 친구 같아서 일할 때 편하다”며 함께하는 즐거움을 전했다. 두 사람은 ‘논스톱’(2014)을 비롯, 세 편의 액션 스릴러에서 호흡을 맞췄던 사이다.

사실 '커뮤터'는 비행 중인 여객기 안이 배경이었던 액션 스릴러 '논스톱'의 속편으로 기획됐다. 마침 '커뮤터'의 시나리오를 만난 두 사람은 크게 두 가지를 바꿨다. 마이클의 나이를 실제 니슨처럼 60대로 바꿨고, 극 중 아들이 있는 것으로 설정을 바꿨다. 감독은 “주인공에게 딸이 있었는데 니슨이 영화에서 계속 딸을 구하고 다녔기 때문에 그 부분을 바꾸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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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터' 영화 한 장면. [사진=STUDIOCANAL S.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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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열차에서 액션이 펼쳐지는 이번 영화를 감독은 '논스톱'의 ‘정신적인 속편’이라고 표현했다. 구조와 장르는 비슷하되 구성요소가 다르다는 점에서다. 가장 큰 차이는 주인공 마이클이 평범한 회사원이란 것. 감독은 “니슨은 항상 알코올 중독자, 보안관, 갱스터 같은 강한 역할만 맡아왔기 때문에 ‘커뮤터’에서 그의 가벼운 버전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마이클은 실제 니슨의 모습과도 가장 비슷한 캐릭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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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은 집에선 컴퓨터만 하는 아들에게 투덜대고, 회사에선 젊은 직원들에게 밀려 전전긍긍한다. 우리 주변 아버지들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모기지 대출이 남았고 아들의 대학 입학으로 목돈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모아둔 돈은 없다. 그런데 회사에서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하루아침에 해고된다. 멍한 상태로 퇴근길 기차에 몸을 실은 그에게 정체불명의 여자(베라 파미가)가 접근, 기차에 타면 안 되는 사람을 찾으면 큰돈을 주겠다고 제안한다. 거절하면 다른 승객은 물론 가족까지 위험해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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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와 공간이 달라지면서 액션 역시 달라졌다. 리암 니슨은 “실제 촬영은 영국 런던의 스튜디오에 만든 두 칸 가량의 열차 객실 세트에서 이뤄졌다”고 소개했다. 그는 “영화에 등장하는 뉴욕 열차 노선은 20년 동안 60번 넘게 타봐서 익숙한데, 그 노선을 런던 스튜디오에서 촬영하는 것은 꽤 이상한 경험이었다”며 “카메라가 숨겨진 그 통조림 같은 공간에서 사람들을 쫓아다니며 액션 연기를 해야만 했다”고 돌이켰다.

비좁은 기차에서 스릴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그에게는 힘들면서도 즐거웠다. 마이클은 에어컨마저 고장난 열차에서 승객이 들고 탄 기타, 비상 탈출용 도끼 따위를 무기로 삼아 진땀 나는 육탄전을 벌인다. 리암 니슨은 “이런 밀폐 공간에서 촬영하다 보니 점점 익숙해져서 이젠 옷장 안에서도 액션 촬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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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터' 영화 한 장면. [사진=STUDIOCANAL S.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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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이 다가올수록 사태는 극단으로 치닫는다. 다소 상투적인 흐름이나 논리적인 허점도 엿보이지만 이미 달아오른 극의 열기를 식힐 정도는 아니다. 오락영화로 즐기기에 무리가 없다.

수수께끼 같은 기차 미션의 끝에는 당연히 음모와 반전이 숨어있다. 젊은 시절 복싱 선수였다는 리암 니슨의 과거처럼, 가족과 승객을 지켜야 하는 마이클도 평범하지 않은 과거를 가지고 있다.

현실에서 리암 니슨이 보여준 반전은 ‘액션 영화에서 은퇴한다’는 지난해 발언을 번복했다는 것. 이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했다. “액션 영화를 찍고 나면 PTSD(외상후 스트레스장애)처럼 후유증이 남는다. 몸이 힘들고 너무 피곤해서 다신 안 하겠다는 말이 나온다. 대니얼 크레이그가 일곱 달 동안 '007' 영화를 찍은 뒤 본드를 그만두겠다고 말한 것도 같은 이치다. 나이가 들어 액션이 힘들어졌다는 의미가 아니다. 일시적인 피곤함 때문이다.”

뉴욕=홍수경 영화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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