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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대림그룹 '일감몰아주기 원천 차단' 상생 경영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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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정책기조에 선제적 대응 '에이플러스디 지분 정리, 순환출자 구조 해소' ]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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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그룹이 순환출자 고리와 일감몰아주기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지배구조 개선에 나선다. 협력사들과 지속 가능한 성장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1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성해 재무지원 등 상생에도 앞장선다.

새 정부가 대기업의 순환출자 구조와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신속한 개선을 촉구한 데 따른 선제적 대응이다. 대림그룹은 그간 문제점으로 지적된 부분을 빠른 시일 내에 개선해 정부 정책 기조에 동참한다는 입장이다.

대림그룹은 14일 계열거래 단절로 일감 몰아주기를 근원적으로 해소하고 순환출자 고리를 없애 그룹 지배구조를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1000억원 규모의 협력사 재무지원과 안전경영 강화로 상생 협력도 추구할 것이라고 했다.

대림그룹은 올해부터 이해욱 부회장 등 오너일가가 소유한 회사에 신규 계열거래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법령상 허용되는 필수불가결한 거래를 제외하고는 계약기간이 남아 있는 기존 거래도 단절하거나 외부 사례를 참고해 거래조건을 변경할 방침이다. 기존에 수의계약으로 진행하던 거래는 경쟁입찰 방식으로 바꾼다. 계열거래분 상당수가 외부업체나 중소기업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 등 대주주 일가가 100% 지분을 보유한 '에이플러스디' 지분도 정리 수순을 밟는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올 상반기 내 법적인 검토를 거쳐 에이플러스디 지분을 오라관광쪽에 넘기는 등 구체적인 처분 방식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개발업을 영위하는 에이플러스디는 2010년 7월 설립된 법인으로 이해욱 부회장과 그의 아들 이동훈군(18)이 각각 지분 55%, 45%를 보유하고 있다. 대림그룹이 지난해 적극적으로 확장에 나선 '글래드(GLAD) 호텔' 사업을 주력으로 한다.

글래드 호텔은 2014년 '글래드여의도'를 시작으로 '메종글래드제주', '글래드라이브강남' 등을 선보였고, 서울 시내에 추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림산업과 삼호가 짓고 오라관광이 운영을 맡는 등 그룹 계열사들이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매출 규모는 크지 않지만 그룹 내 위상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

대림그룹은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모든 계열사 내부거래를 점검하고 감시하는 내부거래위원회를 이사회 내 위원회로 공식화한다. 내부거래위원회에는 보고 청취권, 직권 조사 명령권, 시정조치 요구권 등을 부여할 계획이다. 현재 정관상 이사회 내에는 감사위원회, 재무위원회,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 보상위원회 등이 있다.

아울러 올 1분기 내에 대림코퍼레이션과 대림산업, 오라관광, 대림코퍼레이션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도 완전히 해소할 방침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금지 수준은 아니지만 보다 투명하고 단순한 지배구조 확립을 위해 오라관광이 보유 중인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4.32%를 처분할 계획이다. 지분은 대림코퍼레이션이 취득할 가능성이 높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1분기 내에 법적 검토를 모두 마치고 빠른 시일 내에 지분 정 리 작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하도급 심의위원회 기능을 강화하고 협력사 재정 지원에 나선다. 하도급 심의위원회의 심사권한을 보장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협력사의 경영체질을 개선할 수 있도록 1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성해 지원할 예정이다. 협력사 선정 단계에서도 저가심의 심사기준을 한층 강화해 '최저가'가 아닌 '최적가' 낙찰을 유도할 계획이다.

안전경영도 한층 강화키로 했다. 현장 안전관리자가 주도적으로 안전관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안전관리자의 정규직 비율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임직원들에 대한 안전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안전체험학교를 설립하고 협력사 임직원에게도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시장에선 대림그룹의 이 같은 지배구조 개편 움직임이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효율적 경영이 가능하게 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준용 명예회장으로부터 이해욱 부회장으로의 경영승계는 사실상 마무리된 상황이며 오라관광이 대림코퍼레이션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오너 일가의 지배력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라며 "지배구조 개편은 오너의 지배력 강화보다는 효율적인 경영을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신희은 기자 gorg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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