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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500만 돌파 ‘1987’, 50대 관객이 빠르게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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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학번 관객의 자필 감상평을 모은 영화 '1987' 포스터. 50대 관객들은 이 영화가 "내 얘기"라며 공감했다. [사진=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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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1000만 영화에 등극한 판타지 대작 ‘신과함께-죄와 벌’(감독 김용화)과 1987년 민주화 항쟁의 열기를 되살려내 13일 오전 500만 관객을 돌파한 ‘1987’(감독 장준환). 올해 들어 박스오피스 매출액에서 두 영화의 점유율은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 12일까지 각 37.5%, 30.4%였다. 총 250여 편의 극장 상영작 매출액 중 흥행 1?2위 두 영화가 차지하는 비율이 70%에 육박한다. 어떤 관객들이 왜 이토록 호응했을까. 연령별로 살펴보니 50대 관객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1987’, 50대 관객에겐 ‘내 얘기’=‘1987’은 13일 개봉 18일 만에 500만 관객을 돌파했다. 1000만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2012)와 같은 속도다. 문재인 대통령이 영화를 본 다음 날인 8일에는 ‘신과함께’를 제치고 지난달 27일 개봉 이후 처음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 정상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50대 관객이 부지런한 관람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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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5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1987' 주연 배우들이 인증샷으로 자축하고 있다. [사진=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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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50대는 화제작에 대한 반응이 느리다. 그런데 ‘1987’은 처음부터 50대 관객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움직였다. CGV리서치센터가 CGV에서 이 영화를 예매한 관객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개봉 첫 주인 지난달 27일부터 31일까지 ‘1987’을 본 관객 중 50대 비율은 9.2%.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개봉 2주차엔 11.8%로 늘었다. 같은 기간 CGV에서 상영된 전체 영화의 50대 관객 평균치(8.3%→10.2%)를 웃돌았다. 지난해 5.18 광주민주화항쟁을 다뤄 1000만 관객을 모은 영화 ‘택시운전사’와 비슷한 양상이다. 지난해 8월 2일 개봉한 ‘택시운전사’는 첫 주부터 50대 관객 비율이 9.9%로 역시 이 기간 전체 상영작에서 50대가 차지하는 비율 평균치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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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7일 오전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6월 민주항쟁을 소재로 한 영화 '1987'을 관람한 뒤 깊은 생각에 잠겨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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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50대 관객은 영화의 배경인 1987년 당시 대학 신입생이었던 87학번들을 비롯, 20대 젊은이였다. 영화 속에 그려지는 30여년 전의 시대상황과 사건을 직간접적으로 생생하게 경험한 세대다. 그만큼 이 영화를 '내 얘기'로 공감하기 쉽다. '1987'의 투자?배급사 CJ E&M은 아예 87학번 관객들의 자필 감상평을 모은 영화 포스터를 따로 만들기도 했다. “회한, 미안함, 그리고 자랑스러움.” “영화를 보는 내내 눈물이 났다. 세월은 흘러도 잊을 수 없던 87년의 뜨거움.” “‘그날’에 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가 염원했던 ‘그날’을 모두가 우리의 아들, 딸들도 계속해서 살아갈 수 있도록!” 87학번 관객들이 포스터에 적은 문구다.

‘신과함께’ 50대 관객, 1000만 완성=반면 ‘신과함께’는 10대, 20대를 중심으로 불붙은 초반 흥행 열기가 40대, 50대 관객을 불러들이며 1000만을 완성한 형세다. ‘1987’보다 한 주 앞선 지난달 20일 개봉 직후 분위기를 달군 건 10~20대였다. CGV리서치센터는 1?2주차 ‘신과함께’ 관객 중 10대는 4.8%와 4.9%, 20대는 36.9%와 33.5%였다고 집계했다. 모두 이 기간 전체 관객 연령별 평균치보다 적게는 0.4%, 많게는 4.1%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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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함께' 한 장면. 이 영화는 개봉 초 10~20대 관객이 분위기를 달궜고, 중장년층 관객이 가세하며 1000만을 달성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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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대한 입소문이 퍼진 2주차부터는 중장년층 관객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40대가 먼저 움직였다. ‘신과함께’ 40대 관객은 1주차에 전체 상영작 평균치(27%)보다 낮은 25.2%였지만, 2주차 28.2%, 3주차 31.1%로 상승하며 이 기간 평균치(27.6%→29.9%)를 넘어섰다. 50대 관객은 1?2주차 7.1%→8.0%로 이 기간 평균치(7.6%→8.3%)보다 다소 낮았다. 그러나 3주차에 접어들어 10.5%로 증가, 전체 상영작 평균치(10.2%)를 넘겼다. ‘신과함께’는 개봉 3주차였던 지난 4일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주목할 것은 '신과 함께'를 재관람하는 관객일 수록 가족과 함께 영화를 본 비중이 높아진 점이다. 여론 조사 전문 기관 엠브레인이 1월 5일부터 7일까지 사흘간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신과함께’를 2회 이상 재관람한 관객은 설문에 응한 관람객의 4.8%였다. 이 중 50%가 가족과 함께 영화를 봤다고 답했다. 1회 관람객 중 가족과 함께 본 관객 비중이 33.5%였던 것보다 크게 높아졌다. 10대~20대를 중심으로 개봉 초기에 영화를 본 관객이 중장년 등 부모세대와 함께 영화를 보는 경우가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신과함께'는 가족관계, 특히 어머니에 대한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극 중 중요한 정서적 역할을 한다.

‘신과함께’는 12일 기준으로 1224만 관객을 돌파, ‘택시운전사’(감독 장훈)를 제치고 역대 영화 흥행 11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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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조사 전문 기관 엠브레인이 1월 5일~7일 설문조사한 '신과함께' 관객 분석.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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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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