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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잔 마셔요" 마약 탄 음료수 먹이고 사기도박판 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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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법, 4인조 도박단에 징역 6개월∼1년 6개월 선고

연합뉴스

화투 도박
[연합뉴스TV 제공]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재력가에게 접근해 도박하자고 유인한 뒤 마약을 탄 음료수를 먹이는 수법의 사기도박을 벌인 일당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A(69) 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김모 씨가 캠핑장을 운영하는 등 돈이 많다는 소문을 듣고, 사기도박에 끌어들여 돈을 가로채기로 마음먹었다.

A 씨는 도박자들에게 자금을 빌려주는 B(52) 씨, 김씨가 사기도박을 눈치채지 못하도록 바람을 잡는 C(61) 씨, 몰래 화투패를 바꾸는 '기술자' 역할의 D(66) 씨 등을 섭외해 사기도박단을 꾸렸다.

A 씨와 D 씨는 2015년 10월 20일 오후 1시께 울산의 한 사무실에서 김 씨를 만나 "짜장면 내기 고스톱을 하자"고 제안했다.

고스톱판이 한창일 때 나머지 B 씨와 C 씨도 합류했고, 김 씨와 사기도박단은 이튿날 오전 2시께 김씨가 운영하는 캠핑장으로 이동해 속칭 '아도사키' 도박을 했다.

이때 A 씨 등은 술과 함께 필로폰을 탄 음료수를 김 씨에게 권했고, 이를 받아마신 김 씨는 약 3시간 만에 3천200만원을 잃었다.

A 씨 일당은 2016년 1월 12일에도 김 씨에게 "도박장소가 필요하니 캠핑장을 빌려 달라"고 유인한 뒤, 캠핑장에서 벌어진 도박판에 김 씨를 끌어들였다.

김 씨는 다시 술과 음료수를 마시고 3천만원을 더 잃었다.

울산지법 형사5단독 안재훈 판사는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 B 씨에게 징역 6개월, C 씨에게 징역 8개월, D 씨에게 징역 10개월을 각각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피고인들은 재판 과정에서 "술과 필로폰을 먹인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김 씨는 음료수를 마신 뒤 침이 마르고 목이 조이는 느낌을 받았다고 진술했고, 스스로 수사기관에 약물검사를 해달라고 요청하기까지 했다"면서 "거액의 돈을 건 도박판에서 피해자가 스스로 판단력을 흐리는 필로폰을 투약하고 와서 도박할 이유가 없다"고 피고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들은 치밀하게 범행을 공모하고 기능적으로 역할을 분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술이나 필로폰을 먹여 피해자의 정신을 혼미하게 하는 등 수법이 대담하고 죄질이 불량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수사 시작 단계부터 모든 혐의를 부인하다가 피고인 중 누군가 자백하면 마지못해 범행을 인정했고, 조금이라도 증거가 부족해 보이면 전면 부인하거나 진술을 거부하는 등 범행 후 태도도 좋지 않다"면서 "수사가 시작된 이후 계속 연락을 취하며 대책을 모의하는 등 증거인멸의 정황도 여러 곳에서 드러난다"고 덧붙였다.

hk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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