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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알을 깨고 나온 '10년차' 장영석 "간절함만으로 안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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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타거포로 2017년 뒤늦게 꽃 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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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히어로즈 거포 유망주 장영석에게 2018년은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싶은 한 해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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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을 이겨낼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은 간절함이다. 하지만 누구나 간절함은 갖는다. 더 중요한 것은 간절함을 넘어 '잘' 해야 한다는 점이다. 넥센 히어로즈의 우타거포 장영석(28)에게 2017년은 귀한 깨달음을 준 한 해였다.

2009년 2라운드 1순위로 넥센 유니폼을 입은 장영석은 그 동안 거포 유망주로 관심을 모았다. 186㎝에 95㎏의 당당한 체구를 갖췄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장영석은 2010년 타율 0.232(138타수 32안타) 5홈런 19타점을 기록했던 것 외에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부천고 시절 투수도 했던 그는 결국 마운드레 올랐지만, 2011년 2경기 2이닝을 던져 4볼넷 2피안타 4실점(3자책점), 평균자책점 13.50에 그쳤다.

장영석은 "그 땐 참 어렸다. 수비 훈련에 적응을 못했고, 투수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어서 막연히 '잘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쉽게 생각했던 것 같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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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타이어뱅크 2017 KBO 리그' kt wiz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3회말 넥센 공격, 원아웃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장영석이 타격을 하고 있다. 2017.7.2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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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장영석은 경찰청에 입대한 뒤 제대했지만 같은 3루와 1루 포지션에 박병호와 김민성, 윤석민 등 쟁쟁한 선배들이 자리하고 있어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조용히 팬들의 기억 속에서 이름이 잊혀졌다.

긴 기다림 속에 장영석은 지난해 후반기 윤석민이 kt로 트레이드 되면서 기회를 잡았고, 놓치지 않았다. 후반기 들어 붙박이 1루수로 출전한 장영석은 2017시즌 60게임에 나와 타율 0.269(186타수 50안타) 12홈런 38타점을 기록했다. 간간이 3루수로도 나와 강한 어깨를 뽐냈다. 출루율(0.358)과 장타율(0.538)을 더한 OPS도 0.896으로 준수했다.

장영석은 "그 동안 야구가 참 힘들었다. 이러다가 서른도 안돼서 은퇴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면서 "다행히 후반기에 (윤)석민이형 이적으로 기회가 왔고, 마음을 비우고 내려놓으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아직 증명해야 할 것이 많은 장영석이다. 거포 유망주란 표현에서 '유망주'란 꼬리표를 떼어내야 하는 2018시즌이다.

장영석은 "절실함 만으로 안 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라며 "절실함이 아닌 야구를 잘 하는 것이 중요하더라. 아무리 열심히 노력을 해도, 잘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었다"고 했다.

올 시즌 박병호의 복귀로 장영석은 다시 한번 시험대에 섰다. 채태인(롯데)이 떠났지만 지명타자나 3루수 또는 다른 포지션에서 자신의 강점을 보여줘야 한다.

장영석은 "(박)병호형을 많이 보고 배워야 할 것 같다. 경쟁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라며 "맡은 자리에서 묵묵히 승리에 힘을 보태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장영석은 2017시즌을 마치고 화성에서 진행한 마무리 캠프에서 의욕적으로 훈련하다 갈비뼈 골절 부상을 당해 한 달 가깝게 휴식을 취해야 했다. 최근 부상에서 회복해서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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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KBO 리그'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6회초 넥센 히어로즈 공격, 2사 주자 2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장영석이 투런 홈런을 치고 베이스를 돌고 있다. 2017.9.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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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석은 "타격 훈련을 하다가 갈비뼈 부상을 당했는데, 검진해보니 골절이었다. 속상해서 잠도 못 잤다"면서 "그래도 시즌 때 아프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좋은 생각을 하며 푹 쉬었다"고 웃었다.

2018시즌 장영석의 목표는 가을야구 무대에 서는 것이다. 그 동안 출전 기회가 없었던 장영석은 넥센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포스트시즌에 나갔을 때 한 번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장영석은 "그 동안 포스트시즌은 TV로만 봤었다"라며 "꼭 한국시리즈 무대에 서보고 싶다. 지난해 가을야구를 못해서 아쉬움이 컸는데, 올핸 분명 다를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박동원과 입단 동기인 장영석은 어느새 팀 내 중고참이 됐다. 장영석은 "이제 팀에서 좀 더 중심이 되는 역할을 맡고 싶다"면서 "위에 있는 형들을 도와 후배들을 잘 이끌어 줄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유망주가 아닌 거포로 거듭날 2018년을 앞두고 있는 장영석은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팬들에게 이제 확실한 장타자로 자리 잡았다는 말을 들을 것"이라며 "올해는 무조건 지난해보다 더 잘하고 싶다. 꼭 가을야구 무대에서 한 방 터트리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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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타이어뱅크 2017 KBO 리그' kt wiz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3회말 넥센 공격, 원아웃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장영석이 솔로 홈런을 치고 홈으로 돌아오며 동료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17.7.2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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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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