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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단독] “BBK특검, 서류뭉치만 넘겼지 사건인계는 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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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진 전 검찰총장 “제대로 된 설명도 없었다...당시 누구도 못들어"

[아시아경제 장용진 기자] 지난 2008년 BBK특검을 이끌었던 정호영 특검이 검찰에 사건인수·인계는 제대로 하지 않고 서류뭉치만 넘겼다고 당시 검찰총장이던 임채진 전 총장이 주장했다.

임 전 총장은 13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BBK특검이 수만 페이지에 달하는 서류 뭉치를 넘겨주긴 했다”면서 “하지만 특검법에 따른 것이든 수사관행에 따른 것이든 사건 인수·인계를 한 것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검이 수사기간을 마칠 때까지 미처 수사를 마치지 못한 사건이 있으면 따로 관할 검찰청에 인계해야” 하고 “특검 관할이 아닌 인지사건이나 범죄첩보가 있으면 그 것을 특정을 해서 넘겨야 하는데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사건을 인계한다’는 것은 사건의 개요와 경과, 관련자, 증거물 등을 특정하거나 따로 편철해 관할 수사기관에 정식으로 통지하는 것을 말한다. BBK특검범에 따르면 특별검사가 활동기간을 마칠 때까지 수사를 마치지 못한 부분이 있으면 기간 종료 후 3일 이내에 관할 검찰청에 사건을 인계해야 한다(제9조5항).

그는 “혹시나 싶어 그 무렵 중수부장이던 박영석와 이귀남, 수사기획관이던 최재경과 송해은에게 일일이 연락해 물어봤지만, 사건을 인계받지는 못했다고 확인했다”라면서 “사건을 넘겼다는 정호영 특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의 이같은 주장은 앞서 12일 정호영 전 BBK특별검사가 언론인터뷰를 통해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실로 자료를 넘겼다”라고 주장한 것에 대한 공개적인 반박으로 보인다.

정 전 특검은 지난 10일 임채진 전 검찰총장이 “BBK특검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지 못했다”고 언론인터뷰를 통해 밝히자 “자료를 모두 검찰에 넘겼다”며 곧바로 반박입장을 밝혔다.

검찰관계자는 “통상 수사를 마치면 수십만쪽에 달하는 각종 진술과 기록, 증거물이 남기 때문에 ‘이 부분은 따로 수사해야 합니다’라고 특정해 주지 않으면 알 길이 없다”면서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끝났으니 서류 가지고 가시오'하고 던져주기만 하면 뭐가 더 필요한지 어떻게 알겠냐"라고 답답해 했다.

이와 관련해 일부에서는 “정호영 특검이 판사출신이라 사건인수 인계절차를 몰랐을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법조인이라는 점을 생가해 보면 다소 고의적이지 않나 싶기도 하다”면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장용진 기자 ohngbear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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