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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집값만 훨훨… 보유세 개편 속도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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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이번 주 최대 이슈 중 하나는 치솟는 강남 아파트 가격이었다.

문재인정부 출범 직후 쏟아낸 각종 부동산 대책에도 강남 지역 부동산 가격이 좀처럼 잡히질 않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대출 규제와 양도소득세 강화 등 다주택자에 대한 압박이 되레 돈이 되는 ‘똘똘한 한 채’에 집중하려는 수요를 낳아 강남권을 비롯한 서울 요지의 아파트값을 밀어 올리고 있다.

잠실 주공5단지를 비롯해 재건축 연한이 도래한 30년 이상 아파트가 포진한 송파구가 1.19%로 가장 많이 올랐다. 송파에 이어 강남구도 1.03%로 1%대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양천(0.95%)·서초(0.73%)·강동(0.68%)·동작(0.38%)·성동구(0.38%)의 순으로 가격이 많이 올랐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 분위기가 주변 지역으로 확산하는 것도 문제다. 같은 기간 신도시 아파트값은 0.15% 상승, 지난주(0.06%)보다 상승 폭이 2배 이상으로 커졌다. 서울 접근성이 좋은 분당(0.49%)·판교(0.21%)·위례(0.20%) 등이 강세를 주도했다.

정부의 정책 방향이나 의지와 무관하게 시장이 거꾸로 가고 있는 형국이다.

현 정부는 ‘6·19부동산대책’ ‘8·2부동산대책’ ‘10·24가계부채종합대책’ 등 여러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약발이 듣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이 때문에 참여정부 당시 ‘버블7’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던 사태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부동산 투기는 끝났다’(2005년8월31일)고 선언한 참여정부의 8·31정책에도 저금리와 부동 자금 확대 추세에 2006년 가을 부동산 가격이 재연되면서 부동산 정책 실패론이 들끓은 바 있다.

정부와 여당은 비상이 걸렸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1일 경제팀 현안 간담회를 열고, 서울 강남 등의 아파트를 대상으로 고강도 투기 단속에 나서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무기한 최고 강도의 현장 단속’이라는 메시지를 내놓으며 압박했다. 간담회에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최종구 금융위원장, 한승희 국세청장 등이 참석했다. 경제 수장이 특정 지역을 언급하면서 발언 수위를 높인 것은 이례적이다.

김 부총리는 ‘불금’인 12일에도 서울 광화문 인근 수제 맥주 전문점에서 경제장관들과 번개 미팅을 가졌다. 김현미 국토부장관을 비롯해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최종구 금융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자연스레 부동산 시장 안정 대책 등 현안 논의가 오갔다.

여당은 보유세 강화를 위한 공론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과 박광온 민주당 의원은 11일 국회도서관에서 ‘보유세 도입과 지대개혁의 구체적인 실천방안 모색’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서는 과도한 임대료 등 구조적 문제를 보유세 도입과 지대 개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데 공감대가 모아졌다.

국민경제자문위원회 위원인 정세은 충남대 교수는 ‘소득주도 성장을 위한 지대개혁 및 주거정책’을 주제로 발제했다.

정 교수는 “저임금 인상, 비정규직 정규화, 복지확대 등을 통해 가계 가처분소득을 확대하더라도 이중 많은 부분이 임대료로 나간다면 소비는 여전히 제약되고 저출산 문제도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제했다. 지대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소득주도성장이 성공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 교수는 “임대소득세와 양도소득세를 현재보다 강화해 지대와 매매 차익을 어느 정도 국가가 흡수하고 보유세도 현재보다 소폭 강화하는 선에서 보유를 억제하는 것이 실행 가능성이 큰 대안”이라고 했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거래세 인하·보유세 인상 △민간임대시장 투명화·공식화를 통한 임대소득과세 정상화 등을 부동산 세제 개편 방향으로 제시했다. 박광온 의원은 “주택시장의 유통질서를 왜곡하고 흐리는 요소들을 정상화 시키자는 것이 보유세 도입의 목적”이라며 “정교한 준비가 필요한 만큼 토론회를 지속적으로 열어 방안을 모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조세정의·공평과세·책임과세·지방분권 등 4대 기조의 ‘공정과세TF’도 지난 9일 발족했다.

TF 간사인 김종민 의원은 발족식 후 기자들과 만나 “조세체계의 합리성과 정책적 수요라는 두 가지를 보면서 논의를 할 것”이라며 “경제·사회적인 정책에서 세제 개편 필요성과 수요가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부동산 보유세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정책적인 변화도 세제에 반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당정의 최근 행보는 정책과 시장의 엇박자를 조기에 바로 잡아야 한다는 절박감에서 비롯됐다.

참여정부 부동산 정책의 주역이었던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은 저서 ‘주택정책의 원칙과 쟁점’에서 참여정부 주택정책의 교훈 중 하나로 시장 심리를 안정시키지 못한 점을 꼽았다. 김 수석은 “정책과 심리는 함께 갈 수도 있고, 엇박자가 날 수도 있다. 아무리 정책 의도가 좋고 잘 설계되었다고 하더라도 시장에서 이를 불신한다면 그 정책은 효과를 거둘 수 없다. 그냥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이 왜곡되고 장기적으로는 예기치 못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일단 투기적 수요 차단에 초점을 맞추고, 본격적으로 보유세 개편에 나설 방침이다.

이찬우 기재부 차관보는 지난 8일 기자간담회에서 강남 4구(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강동구) 집값 상승과 관련 “나름대로 풍부한 자금을 갖은 분들의 투기적 수요가 있는 것 아닌가 싶다”며 “그런 차원에서 대책을 검토해봐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보유세 개편을 위해 이달 안에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를 가동하고, 빠르면 상반기 내에 보유세 개편안 초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개편 방안은 공시가격을 현실화하거나 종합부동산세에 적용하는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높이는 것이 현재로선 유력한 상황이다. 법 개정 없이도 다주택자들의 보유세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대상은 강남 지역 다주택자 중심의 ‘핀셋 증세’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지만 고가의 ‘알짜 1주택자’도 세제 개편의 영향권에 들 수도 있다.

세종=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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