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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어때] 가장 먼 곳에서 빛나는 사랑 '소청도 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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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에 오른 소설 ‘바다 사이 등대’와 영화 ‘해운대’에서는 주인공 남녀의 절절한 사랑이 등대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이처럼 한 자리에서 변함없이 빛을 밝히는 등대의 특성은 오랜 시간을 거쳐 ‘사랑’의 코드로서 우리 삶에 녹아들어 왔다. 그렇다면 잔잔한 서해와 뜨거운 낙조를 한 몸에 안은 인천의 등대에는 어떤 사랑이 숨어 있을까. 총 42개의 등대 중 북두칠성 별자리의 모양으로 위치한 주요등대 7개소에서, 숨은 7색의 사랑 빛을 느껴보자. 이번에 소개할 등대는 소청도 등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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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먼 바다 위에는 검푸른 산림이 하나 떠 있다. 흡사 사람의 눈썹 색깔과 닮아 있는 이 섬은 한때 푸른 섬이라는 뜻의 청도(靑島)라 불린 소청도이다. 섬의 서쪽 끝 해안절벽 83m 고지에 서 있는 새하얀 소청도 등대는 대한민국 서해안의 최북단에 위치하여 육지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진 채 불을 밝히고 있다.

팔미도 등대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설치된 소청도 등대는, 촛불 15만개를 동시에 켠 것과 같은 밝기로 광채를 발하며 백 년 동안 쉬지 않고 돌고 있다. 헤어짐의 아픔을 지닌 해상 휴전선 주위를 지나는 뱃사람들은 숱한 우여곡절 속에서도 이 불빛에 의지해 길을 잃지 않았을 터. 세월이 지날수록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빛을 발하는 모습이 아름다운 중년의 부부와 같이 소청도 등대는 하늘에 조용히 빛나는 별처럼 말없이 바다를 지킨다.

1908년 점등 당시부터 세월을 간직한 채 빛을 밝힌 소청도 등대의 등명기는 대한민국에서 현역으로 사용되는 것 중 가장 오래됐다. 안개가 짙게 낀 날에는 6km의 전방에서도 들을 수 있도록 에어 사이렌을 울려 신호를 보낸다. 서해에서 조업을 하는 우리 어민들에게는 든든한 길잡이로서, 섬을 방문하는 방문객들에게는 갯바위 낚시의 쏠쏠한 재미까지 선물하며 늘 우리 곁에 존재하고 있다.

등대를 향한 코스는 소청도의 예동 선착장에서 출발한다. 사람의 발길이 잘 닿지 않은 자연환경과 오밀조밀한 마을의 이목구비를 즐기며 천천히 걷다보면 약 1시간 30분 만에 등대에 도착할 수 있다. 뻥 뚫린 청정대해와 저 멀리 백령도까지 내다보이는 천혜의 자연경관은 일생에 잊을 수 없는 순간이 될 것. 백년동안 꺼지지 않은 등불 아래에서 내 곁을 지키는 동반자와 영원한 백년해로를 약속하며 시간을 거닐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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