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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고위급 회담서 “대북제재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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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대북제재 문제 거론 불구

과거와 달리 유화적인 태도 보여

核무력 완성 후 경제 돌파구 절박

“남한이 국제사회 설득해 달라”

9ㆍ9절 앞서 제재완화 목적인 듯
한국일보

조명균(왼쪽) 통일부 장관과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9일 판문점 우리측 평화의 집에서 진행된 남북 고위급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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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결정한 것은 9월 9일 정권 수립 70주년을 앞두고 대북제재 완화의 물꼬를 트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9일 열린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에서도 북한은 “대북제재를 풀 수 없다는 걸 이해한다”는 취지의 전례 없는 유화적 태도까지 내비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12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측 대표단은 9일 남북 당국회담에서 자신들을 옥죄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문제가 거론됐지만 예상과 달리 반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측이 대화를 위해서라도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에 동참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히자, 북측은 “대북제재를 당장 풀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한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핵ㆍ미사일 도발에 나설 때마다 유엔 안보리가 대북제재의 수위를 높이고 이에 다시 북한이 거칠게 반응하며 험악한 공방이 오가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에 비춰 올림픽 참가로 성의를 표시할 테니, 9ㆍ9절에 앞서 경제성과를 달성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도록 국제사회를 설득해달라는 게 이번 회담에 나선 북측의 진짜 속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1일에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평창올림픽과 9ㆍ9절을 콕 집어 ‘민족적 경사’라고 치켜세우며 두 행사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한 바 있다.

실제 북한은 2013년 핵 무력 건설과 경제 건설이라는 병진노선을 채택한 이후 지난해 말 핵 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이제 남은 건 주민들에게 보여줄 경제성과뿐이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제재에 가로막혀 여의치 않은 상태다. 자연히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경제분야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절박하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압박에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특히 북측은 회담에서 “박근혜 정부 시절 인천아시안게임 때 우리는 황병서ㆍ최룡해ㆍ김양건 3인방을 보내 극진한 성의를 보였다”며 남북관계 개선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고 한다. 이에 비춰 북측이 평창올림픽에 파격적인 고위급 인사를 파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우리 측은 북측 대표단의 평창올림픽 참가 의미를 재차 강조하면서, 그래야 대북제재를 완화하는 디딤돌이라도 마련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내용으로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이 껄끄러운 주제인 대북제재를 놓고 대립하기보다 공감대를 넓히는 데 주력한 셈이다.

다만 통일부는 9일 회담 이후 비공개 발언에 대해 내부 단속령을 내리며 언론의 확인요청에 일절 응하지 않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회담이 아직 진행중인 상황이라 남북 간 오간 말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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