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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에 김여정 온다면 의전 어떻게... 정부, 고민 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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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이 궁금해?] 정치부 카톡방담-남북관계 급진전 뒷얘기

성사 땐 특사급이라 파급효과 커

“평양올림픽 될라” 농담도 나와

남북회담 오랜만이라 낯선 모습

종결회의 40분 넘자 결렬? 술렁

합의문 이산상봉 제외 아쉬워

조명균 장관 “교류협력에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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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남북 고위급회담이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렸다.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대표단이 판문점 MDL(군사분계선)을 건너오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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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깜짝 신년사에서 9일 남북 고위급 회담 개최까지 2018년 연초부터 남북관계가 급물살을 탔다. 평창 동계올림픽 북한 대표단 참가 결정과 2년 만의 남북대화 재개 등 성과도 컸지만, 과속을 걱정하는 기류도 있었다. 남북관계 급진전 뒷얘기를 들어보기 위해 청와대와 외교안보팀 기자들이 카톡방에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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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사냥꾼(달빛)=김 위원장의 깜짝 신년사가 발표됐을 때 청와대 등 정부 반응은 어땠나요.

올해도 가을야구(가야)=북한이 지난해 말 화성-15형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후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으니 신년사를 통해 대결보다는 대화를 강조할 것으로 예상하긴 했죠. 하지만 평창올림픽 참가를 비롯해 전향적인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밝힌 것은 기대를 넘는 수준이었습니다. 다만 군 당국은 갑자기 순해진(?) 북한의 속내가 뭔지 파악하는 데 주력했어요. “지난해 그렇게 속 썩이더니 갑자기 개과천선한 것도 아니고 병 주고 약 주냐”는 비판도 나왔죠.

고구마와 사이다(사이다)=청와대도 내심 기대는 하고 있었지만, 김 위원장이 상당히 전향적인 입장 전환을 하자 신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당일 청와대는 대변인 명의의 “환영한다”는 짧은 입장을 내놓으면서도 북한의 의중을 확인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었습니다. 짧은 입장도 참모회의를 거쳐 수위를 조절해 발표했다고 해요.

달빛=정부는 2일 ‘남북 고위급 회담을 9일 판문점에서 개최하자’고 제의했죠. 10일 문재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을 고려한 일정이었나요.

사이다=대통령 회견 때문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일정이 겹쳐서는 안 되는 거였죠. 다만 1주일 정도 북한에 답변할 시간적 여유를 주는 한편, 9일이 평창 동계올림픽 딱 한 달 전이라는 시간 요소를 고려한 제안으로 알고 있어요.

판문점 메아리(메아리)=전문가 얘기를 들어보면 북한에서는 연초 1주일 안팎은 영업 활동 같은 게 없는 모양이에요. 월요일인 8일은 김정은 위원장 생일이니 이날을 피해 가장 빠른 날로 잡되 북한이 한두 차례 미룰 것까지 감안했던 것 같습니다.

달빛=3일 판문점 연락채널 복원에 이어 4일 밤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화통화에서 올림픽 기간 뒤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연기하기로 하며 남북대화 분위기를 띄웠죠.

큰기와집 더부살이(더부살이)=문 대통령이 지난해 유엔 연설에서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치르자고 제안했을 때부터 예상이 됐던 사안입니다. 미국으로서도 올림픽 기간 동안 군사 훈련을 벌이는 건 다소 그림이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겠죠. 청와대에 따르면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 측에서 요청했다고 합니다.

달빛=2년여 만에 남북회담이 열리는 만큼 낯선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죠.

메아리=일단 통일부 출입기자 중 제비뽑기로 순서를 정한 판문점 풀 취재기자단은 현장에서 취득한 기사 정보를 서울 기자단과 전부 공유하는 게 원칙입니다. 이번에는 회의가 비교적 빠르고 압축적이고 투명하게 진행되면서 종결회의도 당일 바로 이뤄졌죠. 다만 조율이 다 끝난 뒤 사실상 요식 절차로 진행하는 종결회의가 시작 공지 40분이 넘도록 끝나지 않아 한때 서울 남북회담본부에 차려진 프레스센터가 술렁이기도 했습니다. 혹시 결렬 조짐 아니냐는 걱정 때문이었죠. 하지만 “북측 대표단장이 막판에 좀 불만을 털어놓느라 회의가 길어지고 있지만 결렬되거나 할 상황은 아니다”라는 풀 취재단 전언이 공유된 뒤 기자들이 안도했죠.

달빛=북측 단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의 태도 급변도 화제였죠.

가야=리 단장의 변신은 예상 가능한 대목이었습니다. 과거 남북회담에 참석했던 전직 정부 관계자들 얘기를 들어보면 실시간으로 평양에서 훈령이 내려온다고 합니다. 우리도 청와대가 컨트롤하고 있으니 피장파장이죠. 9일 회담 당시 리 단장의 오전 기조 발언은 매우 긍정적이었고 우리 언론들은 낙관이 짙게 묻어난 기사들을 내보내기 시작했죠. 이런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 있던 북한 지휘부가 가시 돋친 발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죠. 특히 비핵화는 김정은 위원장이 주창한 핵무력 완성과 정면으로 배치되니 북한으로서는 그냥 넘어갈 사안이 아니었겠죠.

메아리=남측 차석대표인 천해성 통일부 차관 브리핑에 따르면 오전까지만 해도 북측 대표단은 남측의 비핵화 얘기에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경청했다고 합니다. 접촉 내내 평창올림픽 참가 논의에 양측이 집중하는 분위기였다고 해요. 하지만 통상 좋게 넘어가는 종결회의에서 뜻밖에 리 단장이 강하게 불만을 제기했죠. 향후 협상 주도권 장악 차원에서도 너무 고분고분한 태도는 좋지 않다고 판단했을 테니까요.

달빛=합의문에서 이산가족 상봉 문제가 빠졌는데요.

메아리=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가장 아쉬워한 게 이산가족 상봉을 구체적인 표현으로 공동보도문에 넣지 못한 일입니다. 합의가 더 어려워 보였던 군사회담은 성사됐으니 더 그렇겠죠. 조 장관은 “시급성이나 필요성에 대한 북측 생각도 우리와 비슷하지만 북측 나름대로의 사정과 입장이 있지 않겠나. 공동보도문 2항의 다양한 접촉ㆍ왕래ㆍ교류협력에 이산가족 상봉도 포함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고 실무 협의에서 진전시켜 나가겠다고 했습니다.

달빛=남북 합의대로 평창올림픽에 북에서 고위급 인사가 내려온다면 어떻게 될까요.

가야=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상황이 반면교사가 될 수 있죠. 당시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을 보필하는 최고위직인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최룡해ㆍ김양건 노동당 비서 ‘3인방’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이들을 상대한 건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이었고, 쟁점은 북한 고위 대표단 청와대 예방이었는데 결국 무산됐죠. 이듬해인 2015년 목함지뢰 도발 등으로 남북관계가 급격히 냉각된 것을 감안하면 아쉬운 대목입니다. 북한이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을 넘어 우리가 예상치 못한 대표단을 보냈을 경우 청와대가 어떻게 대응할지가 관전 포인트죠.

삼각지 미식가(미식가)=김정은 위원장 동생인 백두혈통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평창 방문은 큰 파급 효과를 낳을 것입니다. 하지만 남측 입장은 오히려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김 부부장 의전 수준을 어떻게 할지, 또 사실상 대남특사 격인 그를 문 대통령이 만나야 할지, 평창에서 북미 접촉 가능성은 어떻게 될지 등을 고려하면 평창올림픽이 아니라 평양올림픽이 될 것이란 농담도 나옵니다.

메아리=조 장관은 북한이 참가하면 평양, 평창, 평화 등 ‘3피읖’(ㅍ) 올림픽이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적이 있는데 막상 북한 참가가 사실상 확정되고 나니 다른 고민이 생기는 형국이네요. 김 부부장이 내려와 각광을 받아버리면 올림픽에서 평양만 남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북한이 딱 참가까지만 도와줄 거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어찌됐든 3ㅍ 중에 평창이 좀 희미해지고 평양이 짙어져도 종내 평화가 살아남는다면 좋은 일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