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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사설] '신생아실 감염 사망' '대리 수술', 병원이라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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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미숙아 4명 연쇄 사망 원인은 항생제 내성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으로 확인됐다. 병원 내 감염으로 인한 사고다. 이 병원에선 몇 달 전에도 영아에게 투약하던 수액통에서 날벌레가 발견됐다. 부산대학병원에선 한 교수가 작년 한 해 23차례나 선배 교수를 대리해 척추 관련 수술을 했던 사실이 적발됐다. 그 교수는 전공의들에게 상습적으로 폭행해온 걸로 지목받았던 사람이다. 마취된 환자들은 특진료 내고 신청한 의사 대신 엉뚱한 사람이 들어와 수술하는지를 알 수도 없었다. 병원에선 "원래 수술하기로 한 의사가 병원 내에 있어 응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었기 때문에 문제가 안 된다"고 했다 한다. 대리 수술이 관행적으로 벌어졌다는 의심이 든다. 2년 전에는 삼성서울병원에서 산부인과 의사가 해외 학회에 참석하면서 후배 의사에게 대리 수술을 맡겼다가 적발됐다.

한국 의술(醫術)이 세계적 수준이라고 한다. 중동과 러시아에서 환자들이 찾아온다. 그러나 병원으로서 기초·기본 윤리가 없다. 세상 어느 공간보다 안전하고 깨끗해야 하는 곳이 병원이다. 선진국 병원들은 수술 전 환자가 뒤바뀌는 일이 없도록 마취 의사, 집도 의사, 간호사 등이 모두 모여 환자 신원과 수술 부위를 복창하게 한다. 그러나 우리 병원들은 아무 의사나 들어가 수술하고 간호사가 기저귀 만지던 손으로 아기에게 주사를 놓고 해도 아무 문제가 되지 않고 있다. 한국의 병원 내 감염은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의 1.5~2배 수준이라고 한다. 2015년 병원들의 허술한 감염 관리로 빚어진 메르스 사태로 부실한 의료 안전에 대한 심각한 반성이 있었다. 그런데도 달라지는 것이 없다.-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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