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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도 안 남기고… 女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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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고위급 회담서 北에 제안

“대회 흥행-남북 화해 분위기 조성… IOC에 엔트리 35명으로 확대 요청”

팀워크가 생명인 종목 특성 무시 “스포츠가 정치의 들러리” 볼멘소리

남북한이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사상 처음으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을 구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회 개막을 채 한 달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즉흥적으로 만들어지는 단일팀 때문에 한국 선수들이 피해를 볼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12일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 등에 따르면 정부 대표단은 9일 열린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북한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구성과 관련된 제안을 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을 추진하는 것은 맞다. 단일팀이 구성되더라도 우리 선수들에게 피해가 전혀 안 가도록 할 것”이라며 “엔트리를 늘릴 수 있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에 협조를 구했다”고 설명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최대 35명으로 엔트리를 늘려줄 것을 IOC와 IIHF에 요청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평창 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의 한 국가당 엔트리는 23명이다. 여기에 북한 선수 6∼8명 정도를 더해 단일팀을 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올림픽 사상 최초의 남북 단일팀이 대회 흥행과 남북 화해 분위기 조성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스하키계와 선수단은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한 아이스하키 관계자는 “위에서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 하지만 아이스하키 종목 특성과 상황을 완전히 무시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스하키는 팀 스포츠로 조직력과 팀워크가 생명이다. 몇 명이 됐든 북한 선수가 합류하면 몇 년 동안 힘들게 만들어온 팀워크가 깨질 수밖에 없다. 여자 아이스하키가 정치의 들러리를 서라는 말밖에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아이스하키는 골리를 제외한 5명의 선수가 빙판에 설 수 있다. 체력 소모가 극심해 대개 4조로 나눠 50초∼1분 단위로 선수를 교체한다. 북한 선수가 합류하면 그만큼 한국 선수들의 출전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선수는 “우리 팀에는 올림픽 하나만 바라보고 많은 것을 포기한 선수들이 많다. 우리에겐 한마디 상의도 없이 뜻밖의 상황이 벌어져 답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남북 단일팀 결성 여부는 20일 스위스 로잔에서 IOC 주재로 열리는 ‘평창 회의’에서 최종 결정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