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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민화 “거래시장 주도할 기회 … 정부가 손대 잘된 것 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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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이끌 핵심 기술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뗄 수 없어

미국·일본과 함께 세계 3대 시장

2030 열광은 흙수저 현실의 반영

부작용 있지만 교각살우 안 돼”

“블록체인은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 갈 가장 중요한 플랫폼이다. 암호화폐의 부작용 때문에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KAIST 교수)은 12일 중앙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그간 20년간 정부가 정보기술(IT)·창업·벤처 분야에 손을 대서 잘된 사례가 거의 없는데, 또다시 규제에 나서려고 한다”며 제도화가 아닌 전면 규제로 방향을 튼 정부에 우려를 표했다.

이 회장은 지난 1985년 벤처 성공 신화 1호로 꼽히는 메디슨을 설립한 1세대 벤처기업인이다. ‘벤처 대부’ ‘벤처 선구자’ 등이 그를 표현하는 대표 수식어다. 벤처기업협회 초대 회장, KAIST 이사장, 한국기술거래소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Q : 암호화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크다.



A : “사람들이 잘 아는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이론을 처음으로 구현한 디지털 콘텐트다. 블록체인은 정보를 담은 ‘블록’을 네트워크에 연결된 모든 참여자에게 똑같이 분산시켜서 암호화해 저장하는 기술로, 거래 당사자 간에 직접적인 거래가 가능하다.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 갈 가장 중요한 플랫폼이다.”




Q : 정부가 고강도 규제를 예고하고 있는데.



A : “관련 기술 및 산업의 성장성을 간과하고 있다. 예전 벤처 붐이 불었을 때 각종 투자 사기로 인한 피해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런 피해를 막기 위해 벤처 투자나 기술 확산을 금지했다면 지금 한국이 정보기술(IT) 강국이 돼 있을까? 미래 기술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부정적 측면만 강조하는 것은 ‘교각살우’의 우를 범하는 것이다.”




Q : 일부에선 암호화폐로 블록체인 산업이 발전한다는 것에 의문을 제기한다.



A : “블록체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는 일종의 플랫폼으로 이해해야 하고, 블록체인은 이 플랫폼을 만드는 알고리즘이다. 현재 블록체인 기술이 가장 잘 반영된 형태가 암호화폐다. 둘은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중앙일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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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현재 전 세계 비트코인 거래의 약 20%가 원화로 결제될 정도로 과열되는 양상인데.



A :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현재 제도권 금융시장 플랫폼은 미국·영국·홍콩이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 한국이 미국·일본과 함께 세계 3대 암호화폐 거래시장이 된 것이다. 블록체인 플랫폼의 주도권을 쥘 기회를 잡았다고 볼 수 있다.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는 이 기회를 무산시킬 수 있다.”




Q : 암호화폐 투기·부작용이 없다는 것인가?



A : “현재 암호화폐의 과열 현상이 심각하다는 점에 동의한다. 투기 확산을 위한 제제를 반대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정부의 대책이 과열로 인한 부작용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지 기술 발전을 저해하는 쪽으로 흘러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정부가 암호화폐를 단순한 거품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은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인식했으면 좋겠다.”




Q : 암호화폐가 20·30대에게 마지막 ‘흙수저 탈출구’로 여겨지고 있다.



A : “20·30대가 암호화폐에 열광하는 것은 일자리 문제 등 암담한 현실과 불투명한 미래 때문이다. 젊은이들이 도전의 기회를 상실한 것이 암호화폐 투기라는 부작용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 정직한 실패를 지원하는 ‘안전망’을 구축해 젊은이들의 기업가 정신을 키우는 게 근본 대책이다.”




Q : 블록체인이 앞으로 어떻게 활용될까?



A : "디지털 민주주의도 가능하다. 비밀 투표가 보장되는 블록체인 투표를 통해 국민의 의사를 실시간으로 반영할 수 있다. 시민을 대표하지 못하는 대리인을 주민이 소환할 수 있다. 통과돼야 할 법안과 조례를 직접 투표로 처리할 수 있다.”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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