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방지법 제정' 20년 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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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내를 아이들 앞에서 상습적으로 때리던 남편이 급기야, 보는 앞에서 아이에게 엄마 욕까지 하게 시켰다는 어느 가정의 이야기. 가정폭력방지법이 제정된 지 20년이 된 한국에서 실제 벌어진 일입니다. 법이 제정됐지만 매맞는 아내들은 줄지 않고 있습니다. 경찰에 도움을 요청해도 2차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수연, 강희연 두 기자가 차례로 전합니다.
[기자]
[남편 : 확 죽일 거니까. 존재가치가 뭐냐고.]
7살 딸 앞에서였습니다.
한 번 시작된 폭력은 5시간 넘게 계속됐습니다.
[A씨 : 11시에 시작해서 4시까지 맞았어요 이마에서 피가 줄줄 나더라고요.]
차마 소파에 앉은 딸을 쳐다볼 수 없었습니다.
엄마를 바라보던 딸은 울다 잠들었습니다.
아내를 때리던 남편은 아들에게 엄마 욕을 하게 했습니다.
맞지 않으려면 따라야 했습니다.
엄마는 삶의 이유를 잃었습니다.
[B씨 : 약을 조금씩 샀어요. 나만 죽으면 너무 다 편할 것 같은…]
피해자들의 이야기는 비슷했습니다.
[C씨 : 팔을 뻗으면 칼이 있어서 그 칼로 찔러 죽이겠다고.]
[D씨 : 머리채 잡아서 벽에 찧고 발로 차고.]
살기 위해 입을 닫고 또 빌어야 했습니다.
폭력은 압도적이었지만 시작은 사소했습니다.
[D씨 : 주식을 팔라고 하더라고요. 판 주식이 뛴 거예요. 갑자기 '재수 없는 X'이라고…]
아이들 걱정 때문에 신고도 못했습니다.
[D씨 : 자기가 감방 들어가게 되면 너가 애들 먹여 살릴 수 있냐. 막막한 거예요.]
가정폭력방지법이 만들어진 지 20년이 됐지만 폭력은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가정폭력 사범은 4년 사이 17배 정도가 됐습니다.
도움을 요청하는 여성 수도 5년 사이 2배 가량이 됐습니다.
드러나지 않은 가정폭력 범죄는 더 많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입니다.
(영상디자인 : 최수진)
최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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