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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사설] 이대목동, 이러고도 ‘대학종합병원’이라 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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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신생아 4명이 숨진 원인이 시트로박터 프룬디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으로 드러났다. 조사 초기부터 지적이 나오긴 했지만, ‘병원 감염’이 거의 확실해진 12일 경찰의 발표는 충격적이다. 상급종합병원이자 감염관리 평가에서 ‘우수’를 받아왔던 대학종합병원에서 일어난 일이라곤 믿기지 않는다.

물론 아직까지 아기들에게 주사한 지질영양주사제 자체가 오염됐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 이 주사제의 경우 미국 식품의약국에서 미숙아 사망 위험을 경고한 약물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사망 원인 등을 종합해볼 때 병원에서 수액을 혼합하는 작업 과정에서 오염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경찰이 간호사 2명과 수간호사, 전문의 등 5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일부 아기의 경우 이상 상태를 보이는데도 처치가 몇시간 동안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의료진 처방이 제때 이뤄졌는지 또한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

이번 사건은 한편으로 신생아중환자실 등 이른바 ‘돈 안 되는’ 분야의 열악한 상황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사건 당시 이대목동병원에선 신생아중환자실과 소아병동, 소아응급실을 통틀어 고작 전공의 2명이 당직을 맡고, 간호사 4명이 신생아중환자 16명을 돌봤다고 한다. 그렇다고 이런 상황이 병원 감염을 합리화할 순 없을 것이다. 당직 체계가 무너지고 간호사 인력이 부족한 상태를 방치한 것도 병원의 책임이다.

이대병원은 마곡지구에 건립중인 새 병원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몇년간 날벌레 수액 사고 등 의료사고가 반복됐는데도 병원 쪽이 별다른 개선 노력을 하지 않은 건 변명의 여지가 없다. 정부와 의료계는 병원의 감염관리 체계부터 의료인력, 건강보험 수가 문제까지 근본적으로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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