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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홍우 선임기자의 무기 이야기] '전투기대대' 창설할 뻔했던 해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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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 6·25 전쟁 때 전투력 높이 평가한 美서 제의

타군 반대로 무산됐지만 청룡부대 베트남서 공격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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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해병대 그리고 항공기는 생각보다 인연이 깊다. 헬리콥터가 야전에서 처음 사용된 곳이 한국이다. 6·25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1951년 1월 미 해병대가 헬리콥터로 부상자를 후송한 게 최초의 야전운용 사례로 남아 있다.

무엇보다 해병대 자체의 전투기대대가 창설될 뻔한 적도 있었다. 1955년 경기도 파주에서 제1상륙사단(해병 제1사단)을 창설한 해병대는 항공관측대를 운영하며 항공전력을 키웠다. 해병 1사단은 1959년 경북 포항으로 주둔지를 옮기면서 미 해병대 1비행단이 쓰던 포항비행장도 물려받았다.

한국 해병대에 전투기대대를 설치하자는 논의가 이때부터 고개를 들었다. 6·25전쟁에서 보여준 한국 해병대의 전투력과 강인한 정신력을 높게 평가한 미 해병대에서 제의가 들어왔다. ‘미 해병 항공단이 사용하던 중고 기체를 무상 제공하겠으니 한국군 해병대로 독자적인 근접항공지원 능력을 갖추는 게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해병대는 1963년 항공과를 신설하고 계획을 추진해나갔다. 국방부도 이를 긍정 검토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이 무상 공여하는 전투기가 다소나마 늘어난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방부에 ‘해병전술항공단발족위원회’ 설치를 추진하는 단계에서 이 계획은 없던 일이 되고 말았다. 타군의 반대가 심했던 탓이다.

해병대 전투기대대 창설계획은 무산됐으나 이 시기의 해병대는 한국군 초유의 공지 합동작전 기록을 남겼다. 베트남전쟁에 참전한 청룡부대의 고정익기인 ‘O-1정찰기’가 제한적이나마 대지 공격에 나섰던 것이다. 미국 세스나사가 제작한 정찰·연락용 프로펠러 소형기인 O-1기는 표적을 직접 타격할 수 없는 정찰기였으나 청룡부대는 좌우익 날개에 2.75인치 로켓탄을 달아 적진에 퍼부었다. 청룡부대는 애초에 2대를 베트남에 가져갔으나 성과가 좋자 모두 6대를 운용했다. 해병대 항공전력은 창군 초기부터 베트남전까지 밀접한 관계 속에서 발전해온 셈이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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