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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갈 길은 아마존ㆍ구글"…따라가기 바쁜 韓 ICT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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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구글, 카카오→텐센트, SK텔레콤→아마존…만년 추격자 극복이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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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한국을 대표하는 ICT 기업들은 국내 시장에선 거대 공룡이지만 시야를 넓히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인공지능(AI) 분야가 특히 그렇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해 AI 관련 연구ㆍ생태계 확산 등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구글ㆍ아마존 등 글로벌 ICT 업체의 비즈니스 모델을 추격하는 데도 버거워하는 모습이다.

전 세계의 글로벌 ICT산업은 구글과 아마존이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글은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인수하면서 덩치를 키웠고 AIㆍ자율주행차 등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매진하고 있다. 아마존은 온라인 서점으로 시작했지만 개인화 서비스에 주력한 결과 커머스 시장을 장악했고, 신기술 투자에 매진해 AI 플랫폼과 클라우드 시장을 제패했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미국 기업들처럼 혁신을 못하면 네이버는 죽는다"고 2년전 라인 상장 간담회 때 말했다. 구글ㆍ아마존의 위세를 바라보는 한국 ICT 기업의 위기의식을 숨기지 않은 발언이다.

네이버(NAVER)뿐 아니라 카카오ㆍSK텔레콤ㆍ삼성전자 등 한국 대표 ICT 기업들의 인식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들은 한결같이 구글과 아마존에게서 생존전략을 찾고 있다. 특히 네이버의 전략적 행보는 구글의 그것과 거의 흡사하다. 지난해 초 연구조직 네이버랩스를 분사시켜 자율주행차나 로보틱스 등 기술 개발에 힘을 실어준 것도 구글을 벤치마킹 한 것으로 보인다. 구글이 AI 기술을 개발해 지메일(GMAIL)이나 구글 포토에 접목시킨 것처럼, 네이버 역시 AI 기술을 뉴스나 검색 등 자체 서비스에 적용하고 있다.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강조하고 직원의 업무 자율성을 높이거나 작고 빠른 조직을 지향하는 것도 구글을 떠올리게 한다. 구글은 분기마다 프로젝트 우선순위를 따져 조직을 꾸린다. 네이버는 조직 의사결정 구조를 단순화해왔고, 구글처럼 방사형 조직으로 변화시켰다. 서비스보다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2016년 11월에는 '기술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선언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웹브라우저 '웨일', AI스피커와 스마트워치, 실시간 통역까지 지원하는 이어폰 등을 공개하면서 기술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카카오는 중국의 텐센트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2012년 텐센트가 카카오에 720억을 투자한 후 양사 관계는 더 긴밀해졌다. 미국의 메신저 앱 '왓츠앱'을 벤치마킹 했다는 점에서 텐센트와 카카오의 출발점은 같다. 이후 텐센트는 핀테크ㆍ게임ㆍ콘텐츠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며 가파르게 성장해왔다. 카카오 역시 이 길을 따라가는 중이다. 굵직한 M&A에 승부를 건다는 점도 텐센트와 카카오의 공통점이다.

SK텔레콤은 자사 비전 실현을 위한 벤치마킹 대상으로 아예 '아마존'을 콕 짚었다. 이동통신사라는 틀에 갇히지 않고 연구개발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며 AI 기술 개발에 앞장서는 모습도 아마존과 닮았다. 아마존이 AI스피커 시장에 가장 먼저 진출해 관련 생태계를 선도하고 있듯, SKT 역시 이 길을 따르기 위해 국내에서 가장 먼저 AI 스피커를 선보였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해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우리는 통신사업자라기보다는 뉴 정보통신기술(ICT) 회사를 지향하고 있다"며 "AI 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아마존을 벤치마킹하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글로벌 ICT 기업이 걸어간 길을 따르기보단 아예 그 대열에 동참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모든 사업을 직접 해내지 않고 필요한 것은 외부 파트너에게 맡긴다는 전략이다. 이 역시 구글의 비즈니스 모델을 참조한 것이다. 구글은 직접 하드웨어 제조에 나서지 않고 철저히 소프트웨어 개발에 주력해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성장시킬 수 있었다. LG전자는 AI플랫폼을 직접 구축하기보다 구글의 AI 기술을 자사의 스마트폰이나 가전에 연동시키며 신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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