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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의 우아한 베토벤…앙코르는 '쇼팽' 선물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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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4개 도시 투어 리사이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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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조성진의 리사이틀. [크레디아 제공]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리사이틀에서는 보기 드문 '앙코르 선물 폭탄'이 떨어졌다.

2부로 구성됐던 본 프로그램이 끝난 뒤 그는 앙코르로 쇼팽 발라드 전곡(1~4번)을 들려주며 사실상 '3부'에 가까운 연주회를 펼쳤다.

마지막 발라드 4번 연주를 앞두고 조성진이 손가락을 펼쳐 '마지막 한 곡을 마저 치겠다'는 신호를 보내자 객석에서는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쇼팽 발라드는 쇼팽 콩쿠르 우승자인 조성진의 주특기이자 그가 도이체 그라모폰(DG)에서 발매한 첫 번째 앨범의 수록곡.

그는 전반적으로 빠른 템포를 유지하면서도 음 하나하나에 색깔과 뉘앙스를 부여하는 특유의 서정성과 감수성을 보여줬다.

발라드 1번에서 약간의 실수가 있긴 했지만 그의 유창한 표현력과 어색함이 없는 즉흥성, 세련된 다이내믹은 관객들의 기립 박수를 끌어냈다.

기획사 크레디아는 "조성진 씨가 '(앙코르로) 준비된 건 있다'고만 말한 터라 앙코르로 쇼팽 발라드 전곡을 선보일지는 우리도 몰랐다"며 "조성진 씨가 스스로 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본 공연 프로그램에서도 어떤 성격의 음악이든 자신의 스타일로 소화해내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음악으로 재탄생시키는 조성진의 섬세한 능력이 돋보였다.

첫 곡으로 연주한 베토벤 소나타 8번 '비창'은 흔히 이 작품이 담고 있는 비극적인 정서를 강조하기 위해 묵직한 스타일로 연주되는 경우가 잦다.

그러나 조성진의 베토벤은 시종 우아하고 화사했다.

조성진은 인터뷰에서 "베토벤에 대한 대중들의 선입견이 있다. 베토벤이라고 운명에 맞서는 것처럼만 표현하는 게 아니라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처럼 표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또 "연주나 녹음 전 다른 연주자들의 음반을 잘 참고하지 않는 편"고도 했다.

그가 선보인 '비창' 역시 사람들에 익숙한 정서를 부각하고자 일부러 애쓰는 것 같지 않으면서도 충분한 공감과 감동을 자아냈다.

이날 연주를 들은 피아니스트 김주영은 "젊음과 신선함이 느껴졌다"며 "기술적인 차원은 이미 뛰어넘은 자유롭고 성숙한 해석, 자신감 등이 돋보였다"고 평했다.

이어진 베토벤 소나타 30번에서도 맑고 섬세한 음색을 유지하면서도 묵직한 여운을 남겼으며, 드뷔시 '영상' 2집은 다양한 물감으로 채색된 세련된 수채화를 감상하는 듯했다.

2부 하이라이트는 쇼팽 소나타 3번이었다.

그는 쇼팽의 다채로운 상상력이 담긴 이 곡에서 순수하고 달콤한 정서부터 무시무시한 박력과 역동성까지를 모두 표현해냈다.

이지영 음악평론가는 "20대 피아니스트가 이렇게 깊고 다양한 감정을 밀도 있게 표현해냈다는 것에 놀랐다"며 "흉내 내고 연기를 하는 것 같은 연주가 아닌 자신의 완전한 감정을 끌어올린 연주였기 때문에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연주회가 끝나고도 예술의전당 음악당 로비에는 조성진의 사인을 받기 위한 줄이 끝도 없이 늘어서 그의 식지 않는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조성진 리사이틀은 부산과 서울을 거쳐 전주와 대전 공연을 남겨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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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마친 뒤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는 피아니스트 조성진 [크레디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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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끝나고 조성진의 사인을 받기 위해 몰려든 팬들 [크레디아 제공]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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