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자본론』 낸 모종린 교수
아기자기 상점 즐비 연희동이 미래
건물주 세입자 공조해 상권 활성화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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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자본론 |
그는 지난 10년간의 대학(연세대) 주변 상권 변화를 관찰했다. “연세대 정문 앞 상권은 10년 전만 해도 ‘젊음의 메카’였지만 지금은 그저 그런 유흥가가 되었어요. 그 사이에 연희동은 홍대 지역의 확장에 영향을 받아, 아기자기한 상점이 즐비한 상권으로 발전했답니다. 이런 지역 상권 변화가 우리나라 도시의 현재와 미래를 압축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모 교수는 골목상권이 사람을 불러모으고 지역 경제를 살리는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그는 지역 상권이 발전하기 위해선 그 특색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애틀에 본사를 둔 스타벅스는 현대 커피 컨셉을 잘 내세워 커피 브랜드에서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성장했지요. 그런데 한국은 유독 지역 브랜드가 약한 것 같아요. 강릉(커피), 전주(한식) 등에서도 아직은 세계적으로 통하는 지역 브랜드가 나오지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모 교수는 “젊은 층이 많이 몰리는 홍대는 언더그라운드 문화가 잘 형성돼 있다. 장기적으로는 쇼핑과 젊음의 도시인 일본 시부야·롯폰기 등과 경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 교수는 최근 들어 젠트리피케이션(임대료 인상으로 세입자가 떠나는 현상)이 완화되고 있지만, 그 영향은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수년 새 가로수길 등은 관광객이 늘었지만, 압구정 로데오거리 등은 임대료 인상으로 세입자가 자주 바뀌면서 지역 특색을 일부 잃어버린 것 같다”며 “가능하다면 건물주와 세입자가 ‘공동 사업자’란 마인드를 공유하고, 함께 지역 상권을 활성화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서울시 미래서울자문위원회 위원장을 겸임하는 모 교수는 서울역 고가 주변 지역 개발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서울역 주변은 철도 등으로 인해 주변 경로가 많이 단절돼 있다”며 “명동·만리동 등 서울역 주변 지역을 연결할 수 있는 보행로가 설치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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