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42600918 0022018011242600918 02 0212004 5.18.16-RELEASE 2 중앙일보 0

‘스타벅스=시애틀’같은 한국만의 지역 브랜드 나와야

글자크기

『골목길 자본론』 낸 모종린 교수

아기자기 상점 즐비 연희동이 미래

건물주 세입자 공조해 상권 활성화

중앙일보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장.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모종린(56·사진)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골목 경제학자’로 불린다. ‘골목길 미래에 경제학이 필요한 이유’ 등의 글을 카카오 브런치에 연재해온 그는 이미 웹상에선 수만 명의 독자를 거느리는 인기 작가다. 카카오 브런치에서 “골목 상권이 확대돼야 국가 경제도 발전한다”는 주장을 줄곧 펼쳐온 그가 자신의 생각을 담은 『골목길 자본론』을 최근 펴냈다.

중앙일보

골목길 자본론


국제정치경제학자가 골목길 경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뭘까. 그는 미국에서의 첫 직장 생활을 떠올렸다. “스탠퍼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텍사스 오스틴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어요. 대형 슈퍼마켓 체인인 홀푸드마켓과 정보기술(IT)기업인 델의 본사가 이곳에 있지요. 또 인디 음악·히피 문화가 형성된 오스틴은 ‘오스틴을 이상한대로 두라(Keep Austin Weird)’는 구호가 있을 정도로 주민들의 지역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곳입니다. 이때 ‘지역 상권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고, 그 기억으로 글을 쓰게 되었지요.”

그는 지난 10년간의 대학(연세대) 주변 상권 변화를 관찰했다. “연세대 정문 앞 상권은 10년 전만 해도 ‘젊음의 메카’였지만 지금은 그저 그런 유흥가가 되었어요. 그 사이에 연희동은 홍대 지역의 확장에 영향을 받아, 아기자기한 상점이 즐비한 상권으로 발전했답니다. 이런 지역 상권 변화가 우리나라 도시의 현재와 미래를 압축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모 교수는 골목상권이 사람을 불러모으고 지역 경제를 살리는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그는 지역 상권이 발전하기 위해선 그 특색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애틀에 본사를 둔 스타벅스는 현대 커피 컨셉을 잘 내세워 커피 브랜드에서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성장했지요. 그런데 한국은 유독 지역 브랜드가 약한 것 같아요. 강릉(커피), 전주(한식) 등에서도 아직은 세계적으로 통하는 지역 브랜드가 나오지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모 교수는 “젊은 층이 많이 몰리는 홍대는 언더그라운드 문화가 잘 형성돼 있다. 장기적으로는 쇼핑과 젊음의 도시인 일본 시부야·롯폰기 등과 경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 교수는 최근 들어 젠트리피케이션(임대료 인상으로 세입자가 떠나는 현상)이 완화되고 있지만, 그 영향은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수년 새 가로수길 등은 관광객이 늘었지만, 압구정 로데오거리 등은 임대료 인상으로 세입자가 자주 바뀌면서 지역 특색을 일부 잃어버린 것 같다”며 “가능하다면 건물주와 세입자가 ‘공동 사업자’란 마인드를 공유하고, 함께 지역 상권을 활성화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서울시 미래서울자문위원회 위원장을 겸임하는 모 교수는 서울역 고가 주변 지역 개발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서울역 주변은 철도 등으로 인해 주변 경로가 많이 단절돼 있다”며 “명동·만리동 등 서울역 주변 지역을 연결할 수 있는 보행로가 설치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모바일에서 만나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카카오 플러스친구] [모바일웹]

ⓒ중앙일보 (http://joongang.co.kr) and JTBC Content Hub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