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87학번 선배가 선물한 영화 '1987'…"그때 그 시절 더욱 생생"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성균관대 87동기회, 후배들에게 무료 영화 상영

후배들 "좋은 행사 감사…깊고, 자세히 알게 됐다"

뉴스1

성균관대 87동기회는 11일 성균관대 캠퍼스가 위치한 서울 대학로의 한 영화관에서 영화 '1987'을 상영하는 행사를 열었다. © News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으로 전국이 뜨겁던 1987년. '그때 그 시절'을 오롯이 견뎌냈던 선배들이 30여년이 지난 지금, 후배들을 위해 주머니를 열었다.

영화 '1987'의 배경이 된 그때 성균관대에 입학한 이들로 구성된 성균관대 87동기회는 11일 성균관대 캠퍼스가 위치한 서울 대학로의 한 영화관을 대관해 후배들에게 무료로 영화 '1987'을 선물했다.

모교 후배들을 위한 이날 행사는 서울 대학로 뿐만 아니라 성대 자연계열 캠퍼스가 위치한 수원에서도 열렸다. 특히 수원에는 영화 1987의 연출자이자 성균관대 졸업생이기도 한 장준환 감독이 직접 영화관을 찾아 후배들을 만났다.

영화가 상영되는 오후 7시가 다가오자 영화관에는 성대 재학생들로 북적였다. 수은주가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진 강추위에도 120명에 달하는 학생들이 몰려 금세 영화관을 가득 채웠다.

영화 시작에 앞서 이날 행사를 기획한 87동기회 선배들은 후배들을 향해 그때 그시절에 대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기도 했다. 성대에 다니는 딸과 함께 영화관을 찾은 예은영 동기회 회장은 "요즘 젊은이들은 민주주의를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 오늘의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며 "선배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아 만든 자리로, 영화를 통해 후배들이 좋은 의미를 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동기회 소속 임한승씨도 "1987년 매캐한 최루탄 냄새를 맡으며 입학식을 치렀다"며 "당시에는 운동권, 비운동권 할 것 없이 모두가 하나가 돼 움직였는데 영화를 보니 결코 그때가 헛되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영화를 통해 후배들이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가져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영화관 내 불이 모두 꺼지고 스크린에 영상이 틀어지자 학생들은 일순간 차분해졌다. 이들은 영화가 상영되는 130여분 동안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따금씩 웃음을 터뜨리기도 하던 학생들은 영화가 막바지에 이르자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조용히 눈물을 훔치기 시작했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모두 올라갈 때까지 눈물을 멈추지 못한 이들도 있었다.

이날 영화관을 찾은 성대 국문학과 14학번 양준석 학생은 "영화를 보기 전 선배들의 얘기를 들으니 더욱 현장감이 느껴졌다"며 "영화 마지막에 나오는 당시 사진들과 영상을 보면서 그때에 대해 좀 더 자세하고 깊게 알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여자친구와 함께 영화를 보러 왔다는 러시아학과 13학번 조승연 학생도 "당시에 대해 듣기만 했지 잘 알지 못했는데, 영화를 통해 전부는 아니지만 조금은 알게 된 것 같다"며 "좋은 기회였다"고 전했다.

87동기회와 함께 행사를 기획한 성대 총학생회 측은 "생각보다 학생들의 반응이 좋아 선착순에 밀려 미처 영화를 보지 못한 학생들도 있었다"며 "정말 의미 있는 행사를 치른 기분"이라고 밝혔다.

jung9079@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