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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자신감 되찾은 어르신 뵈니 기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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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서 맞춤옷 재능기부, 지오반니 전근홍 대표

경향신문

“어르신들이 자신감을 되찾는 데 작은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강원 춘천시 서부대성로에서 맞춤정장 전문점인 지오반니(GIOVANNI)를 운영하고 있는 전근홍씨(38)는 경제사정이 어려운 노인들에게 정장을 선물하는 재능기부자다. 전씨가 이 같은 일을 시작한 것은 1년 전부터다. 지난해 1월 이웃에 사는 90대 노인에게 맞춤정장을 선물한 것이 계기가 됐다.

“늘 저에게 다정한 어르신에게 옷을 만들어 드리겠다고 제안했더니 처음엔 손사래를 치셨어요.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생각나 그런다고 하니 흥쾌히 응하시더라고요.” 그는 “2주 후 맞춤정장을 선물받은 어르신이 밝은 표정으로 넥타이를 고르면서 ‘젊어진 것 같다’며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고 이 일을 계속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전씨는 지난 1년간 춘천지역 4명, 원주·횡성 등 타 지역 거주자 4명 등 모두 8명의 노인들에게 맞춤정장을 만들어 전했다. 그가 선물하는 울 혼방 맞춤정장의 가격은 30만원대로, 제작하는 데 2~3주 소요된다. 비용은 전액 전씨가 부담한다.

정장을 선물받은 한 어르신은 “옷이 날개란 말이 있는데, 전 대표가 우리에게 날개를 달아준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지구물리학과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전씨는 맞춤정장의 매력에 빠져 서울지역 한 장인에게서 기술을 배운 후 10여년 전 전문 매장을 열었다.

그는 “사업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 기부활동을 지속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아내도 적극 돕고 있다”고 말했다. 비영리민간단체 한국치매예방협회 춘천지부장을 맡고 있는 전씨는 맞춤정장 기부뿐 아니라 경로당, 복지관 등을 찾아다니며 노인들을 대상으로 인지력을 높이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전씨는 “어르신들과 보다 많이 소통하며 작은 기쁨이라도 전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승현 기자 cshdmz@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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