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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20대 취준생, 스타트업에서 자신의 일 빨리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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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미영 신임 인크루트 대표

경향신문

“20대 취업준비생이라면 대기업, 공기업만 보지 말고 신흥 분야의 스타트업에서 하루라도 빨리 자기 일을 시작하고 경험을 쌓으세요.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은 일자리의 소멸이고, 현재 선망받는 일자리가 10년 뒤에 어떻게 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취업전문포털 인크루트의 서미영 신임 대표이사(44)를 지난 9일 서울 계동 본사에서 만났다. 그는 20년 전 외환위기 당시 안정적 일자리를 박차고 벤처기업이라는 모험에 뛰어든 ‘청년창업’의 산증인이다. 경북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모 경제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일하던 중 온라인으로 구인구직정보를 연결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린 것이다. 그는 데이터베이스 설계·관리 전문가인 이광석 전 대표이사와 함께 1999년 4월 자본금 5000만원으로 법인을 설립해 사업을 시작했다.

취업시장의 일선에서 본부장, 업무최고책임자(COO)를 역임한 그는 요즘을 산업 패러다임 전환기로 본다. 20년 전 인터넷 태동기와 비슷한 위기이자 기회라는 것이다.

“20대 취준생들은 영어공부에 ‘올인’하기보다는 ‘나의 일을 로봇이 대체하는 시대에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4차산업이 안정기에 접어들 10년 뒤에 이들이 핵심역량 인재가 되죠. 그때 내가 무엇을 할지 떠오르는 산업분야를 전략적으로 고려하며 준비해야 합니다.”

이런 미래지향적 사고를 한다고 하더라도 1차 장애물은 보수적 부모들이다. 달라지는 세상을 인정하지 못하면서 자녀의 직업 ‘간판’을 자신의 ‘명예’로 삼는다.

이에 대해 서 대표는 “20년 전 인터넷에 대한 거부감은 오늘날 ‘블록체인’에 대한 생경함과 다를 바가 없었지만, 인터넷의 폭발적 확산이라는 대세는 거스를 수 없었다”며 “차라리 아이들이 자기 길을 가도록 믿고 내버려 두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2007년 이광석 전 대표이사와 결혼해 초등생 아들 둘을 둔 ‘워킹맘’인 그는 계속되는 청년실업 문제가 남의 일 같지 않다. ‘눈높이를 낮춰 중소기업에 취업하라’는 얘기에 대해 그는 “현실을 모르는 모순적인 ‘잔소리’”로 규정한다. “인크루트가 지난 10년간 축적한 데이터로 볼 때 대졸자를 채용할 여력이 되는 중소기업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의 올해 목표는 인크루트를 민간취업부문 1위 서비스로 올려놓는 것이다. 2006년 뉴소프트기술 인수합병을 통한 코스닥 우회상장이 긍정적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2011년 출시한 소셜네트워킹서비스 ‘누구’가 실패하면서 “지난 10년간 인크루트는 잠자는 토끼였다”고 그는 말했다.

이미 준비는 마쳤다. 2014년 NHN엔터테인먼트에 투자를 받은 이후 취업준비생인 20대 구직자를 위해 숨어있는 ‘좋은 일자리’를 비롯해 2만개 기업의 목록을 정리했고, 취업 관련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요령을 알려주는 ‘취업학교’ 서비스를 내실화했다. 서미영 대표는 “올해 인크루트는 다시 달리게 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최민영 기자 m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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